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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1941
조두진 지음 / 이정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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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계 요원으로 작전에 참가한 김지언이 시모노세키 역에서 도쿄로 가는 열차에 올라 불안감에 휩싸이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다.
‘역(驛)은 누군가는 도착하고, 누군가는 출발하는 장소이다. 또 누군가는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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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고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만든 매우 고효율의 장치다. 철학과 비슷한 높이에 수학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철학을 추상적인 체계로서의 이론으로만 간주해왔다. 철학을 생산한 것이 아니라 수입하였기 때문이다.
철학이 생산되는 순간은 육체적이고 역사적이다. 거기에는 피 냄새, 땀 냄새, 아귀다툼의 찢어지는 음성들, 긴박한 포옹들, 망연자실한 눈빛들, 바람 소리, 대포 소리가 다 들어 있다. 망연자실한 눈빛들 속에서, 쓸쓸하지만 강인한 눈빛을 운명처럼 타고난 사람이 역사를 책임지려 앞으로 튀어나가며 인간으로서 발휘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의 시선을 화살처럼 쓸 때 철학 이론이 태어난다. 이처럼 철학 생산 과정에는 역사에 대한 치열한 책임성과 헌신이 들어 있다. 우리가 배우는 플라톤, 데카르트, 칼 마르크스, 니체, 공자, 노자, 고봉高捧 기대승奇大升,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다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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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전화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물었다. 혼자 조용히 내면을 지키면서 지적인 완성과 인격적 성숙을 도모하는 것이 철학의 주된 모습이 아닌가. 도가道家 철학자이면서 공동체로서의 나라를 걱정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앎이 늘어갈수록 내 자유가 공동체의 자유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개인적인 삶의 의미가 우주의 넓이로 확장되는 것이 바로 완성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도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추상하는 능력으로 힘을 발휘하며 사는 인간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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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의 지배를 받는 시스템과 규칙에 의해 통제되는 시스템 사이에는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원칙은 무게 중심 같은 것으로, 이상적인 상태나 정말로 원하는 것을 규정한다. 반면에 규칙은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정하는 것으로, 잠재적 성장을 제약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규칙에 의해 조직이 운영될 때 조직은 잠재능력을 발휘하기보다는 용인된 한계 내에서 움직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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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와 이성의 천적은 부조리가 아니라 욕심이다. 아쉽게도 우리의 주성분은 욕심, 욕망, 욕정이다. 우리는 ‘욕심’이라는 거친 바다 위를 구멍 뚫린 ‘합리’라는 배를 타고 가는 불안한 존재들이다. 마땅히 쉼 없이 구멍을 메우고 차오르는 욕심을 퍼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마치 욕심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허세를 부린다. 그래서 우리는 욕심으로부터 논리와 이성을 지켜내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 결과 아무리 허술한 속임수라도 피해자의 욕심과 만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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