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쇼펜하우어 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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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쇼펜하우어의 책은 처음이다.
지금껏 그의 책은 무척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번에 읽은 쇼펜하우어는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조언이 많았다.


책이 판형도 작고 가벼운 데다가 표지도 예뻐서 들고다니며 읽기 좋았다.
또한, 쇼펜히우어가 약 150년 전 철학자인데도 마치 현대인에게 하는 조언처럼 느껴지는 말들이 많아 신기하기도 했다.

가장 인상적인 건 '건강'에 대한 조언이다. 한두 문장이 아니라 상당히 여러 번 반복해서 강조한다.


🥗 행복의 90퍼센트는 건강에 의해 좌우된다
건강은 모든 향유의 원천이다.


🥗 특히 건강은 어떤 재화보다 월등히 중요하므로 정말이지 건강한 거지가 병든 왕보다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 근육은 많이 쓸수록 강해지지만 신경은 그럴수록 약해진다.

🥗 명랑함이 활짝 피어나려면 무엇보다 높은 수준의 완전한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중략) 또한 과도하거나 지속적인 정신적 긴장을 피하고, 하루에 두 시간씩 실외에서 활발한 운동을 하고, 자주 냉수욕을 하며, 식이요법 등을 통한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

위 문장을 읽으며 이 책이 현대인을 위한 자기계발서인가 싶기도 했다. '명랑함'이라는 기질의 증요성을 강조하면서, 정신적 건강과 육체적 건강을 아울러 중시하고 있다. 하루 2시간 실외 활동을 하라니! 정말 기준이 높다.

😃 명랑함만큼 다른 모든자산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략) 젊고 잘생긴 데다 부자며 존경받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가 행복한지 판단하려면 그가 명랑한지 알아보아야 한다.

그외에 독서에 대해서, 자연에 대해서, 동물에 대해서, 예술에 대해서, 참으로 다방면에 깊이 있는 식견과 현실적인 조언이 가득하다.

💰 남에게 사기당해 빼앗긴 돈이 가장 유용하게 쓴 돈이다. 빼앗긴 대신 곧바로 현명함을 얻기 때문이다.

이 문장에 공감했는데, 진짜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 양서를 읽기 위한 조건은 악서를 읽지 않는 것이다. 인생은 짧고 시간과 힘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 음악은 어디에서나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진실된 언어다.

쇼펜하우어의 놀라운 아포리즘이 가득한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마음에 쏙 들어오는 문장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필사할 책이로도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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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자유에 이르는 길 - 김익한 교수의 읽고 쓰는 실천 인문학
김익한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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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기록학자인 저자가 '자유'란 무엇인지 통찰해 보며, 우리 삶에서 실천적 자유를 누릴 수 있게 안내해 주는 길잡이 같은 책이다.


👍 "자유로워지기 위해 읽고, 생각하고, 기록하고, 약간의 용기를 내 실천해 보기를 바란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위 문장처럼 이 책은 구성되어 있다.

자유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이런저런 관점에서 생각해 보게 하고, 자기 삶이 자유로운지, 어떻게 자유롭게 살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성찰과 실천의 방법을 제시해 준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삶의 방향을 기록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노트 양식이 함께 제공된다.

나는 그런 대로 지유롭게 잘 살아온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진정한 자유에 이르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는 어느 날 갑자기 '얻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 자체가 삶의 가장 위대한 예술이자 의미가 된다."

자유는 한순간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추구하고 그것을 얻으려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택이라는 게 참 어려운 문제이지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자유라고 말한다. 선택을 하는 자유를 위해 나는 성장해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성장의 과정에는 기록이 있다.

"기록의 핵심은 자신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데 있다. 나의 기준, 판단, 감정의 흐름을 글로 가시화하는 일이다."

"이처럼 반복된 기록은 자신만의 고유한 내러티브를 구축하게 한다. 이는 정체성의 형성과도 깊이 연결된다."

힌동안 소홀히 했던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작은 한걸음을 내딛어 보려 한다.

 #김익한 #철학자유에이르는길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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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을 좋아합니다 - 초록 지붕 집부터 오건디 드레스까지, 내 마음속 앤을 담은 그림 에세이
다카야나기 사치코 지음, 김경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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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언제나 그리운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있다.

들장미소녀 캔디, 빨간머리 앤.

그중에서도 앤은 책으로도, 애니메이션으로도, 드라마로도, 수차례씩 반복해서 만났던 사랑스런 친구이다.


이번에 읽게 된 <빨간머리 앤을 좋아합니다>는 앤을 사랑하는 덕후의 보고서 같은 느낌이 든다.

세상에는 왜이렇게 앤에 빠져든 사람이 많을까?
몇달 전 <빨간머리 앤>을 다시 읽으면서 아름다운 그린게이블 주변의 자연 경관에 대한 묘사에 감탄하며, 그곳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앤이 살던 마을의 지도를 섬세하게 그려 놓고, 책 속의 풍경과 개개의 식물들을 하나씩 짚어주고 있어, 그림만 들여다 봐도 행복해진다.

저자가 일본판 <빨간머리 앤>을 번역한 번역가에 대해 자주 언급하면서, 그분의 번역 문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낼 때, 나도 어릴 적에 처음 읽은 '상서각' 세계문학잡집의 <빨간머리 앤>을 추억했다. 수십 번을 읽었던 그 책을 지금 다시 볼 수 있다면!!

저자는 앤 시리즈의 뒷이야기까지, 후속 시리즈까지 섭렵한 진정한 마니아임을 드러내 주고 있어서, 나도 오래 전 읽었던 열 권의 시리즈를 다시 읽어볼 마음이 들었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앤을 여전히 친구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이 변치 않길 바란다.

아, 그리고 저자의 말 중에 정말 인상깊었던 문장이 있다.

🏵"이제야 메이플라워가 어떤 꽃인지 확실하게 안 것은 기쁘지만, 발음이 예쁜 '산사나무'라는 이름과 헤어진다는 생각에 기분이 좀 씁쓸하고 복잡합니다." 🏵

책 속에 나오는 꽃이름에 그 꽃은 실제로 어떤 꽃일지 궁금해서 오랜 시간 찾아보고 시행착오 끝에 발견했지만, 번역된 이름이 오역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에피소드이다.

오랫동안 사랑했던 이름의 언어가 달라질 때 느낀 상실감과 어색함이 공감이 되어 이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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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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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젊음의 나라.
제목이 중의적이기도 하고 반어적이기도 하다.


손원평 작가님이 신작을 큰 기대를 안고 읽어 보았다.

근미래 사회의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여 주인공 유나라의 1년 동안 쓴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근미래가 배경이라 현대 사회에서는 아직 볼 수 없는 제도나 기기들이 등장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사회의 모습을 빌려 현재 우리 사회의 세태를 조명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초고령화 사회로 나아가는 우리나라의 현실.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의 갈등과 몰이해 속에서 나타나는 노인 혐오 현상 등이 잘 드러난다.
이외에도 이주민들로 인한 문제라든가, 계층간 갈등, 존엄사, 가족 구성의 다원성, 청년 일자리 문제 등 현재 첨예한 사안들이 이야기 곳곳에 녹여져 있어 많은 생각을 이끌어낸다.

소재나 구성 방식이 참신해서 재미 요소도 충분하다.
베일에 싸인 인물 카밀리아와 과거 속 인물인 민아 이모와의 관계에 대한 설정은 궁금증과 긴장감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해 준다.

꿈의 나라, 이상향으로 설정된 시카모어 섬은 어떤 곳인지 상상이 잘 되지 않아 더 신비롭고 몽롱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결국 어떤 문명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오늘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작가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결말을 맺고 있기에, 뒷이야기는 우리의 상상 속에서 다양하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왜 노인의 나라가 아니라 젊음의 나라인지,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 미움은 더 큰 미움을 불러오니까. 그리고 말은 생각을 지배하지. 밉다고 뱉는 순간 실제 미워했던 것보다 미워지게 돼.

- 그런 이상향에도 어둠이 있지 않을까. 완벽한 곳은 없으니까.

- 저는 •••••• 도전하고 또 도전할 거예요. 그것만이 제게 주어진 젊음을 후회 없이 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테니까요.

- 너는 너의 삶을 살아야 해.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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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제물포, 인천 1
복거일 지음 / 무블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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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우연히 지나가다가 ‘인천상륙작전 75주년 기념 행사’에 관한 안내문을 보았다. 우리에게 ‘인천’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역사적 사건이다. 범위를 강화도까지 넓히면 ‘강화도 조약’이나 몽골 침입 때 ‘강화도 천도’ 사건 등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렇게 또 기억을 더듬어가 보면 인천 지역이 우리나라 역사에서 결코 변두리에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복거일 소설가의 새로운 역사 소설 <미추홀 - 제물포 – 인천>을 만났을 때, 인천이라는 지명도 반가웠지만, 몇십 년 전 <비명을 찾아서> 이후 접해보지 못한 작가님의 책이라는 사실에서도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두꺼운 두 권 분량이라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이 소설은 평범하지 않은 형식을 갖고 있다. 챕터의 수가 매우 많은데, 각각의 챕터는 인물이나 사건이 연결되지 않는다. 어떤 챕터는 그냥 역사서를 읽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 전체의 중요한 사건들과, 특별히 현 인천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고대국가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의 흐름을 훑어가고 있다.

반만 년에 걸친 스토리가 이어지다 보니, 등장인물들도 계속 변한다. 어떤 챕터는 역사적 사건만 나오고, 어떤 챕터에 등장한 중심 인물은 그 챕터에서만 나오기도 한다.

백제의 건국 이야기가 초반에 나오는데, 백제를 세운 왕은 ‘온조’라고만 알았지, 인천에 내려와 새로운 기반을 다진 ‘비류’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비류의 비극적 운명과 짧은 삶이지만 많은 사람들을 살리며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태도가 마음에 많이 남았다.

미추홀, 제물포, 인천의 역사는 강하고 풍요로웠던 이야기보다 짓밟히고 고통스러웠던 사건들로 가득하다. 2권의 현대사로 내려올수록 우리의 비극을 그대로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하는 과정이 참 어려웠다.

우리의 역사를 학교에서 스쳐가며 배우기만 했다면 이 책을 통해 전체적 흐름을 알 수 있다. 역사적 사건의 내용이 비교적 자세히 서술되어 있는 부분도 있기에, 술술 읽히지 않는 구간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바로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가 생생하게 여기에 있다.

책을 읽으려고 손에 잡을 때마다 1권의 우리 산과 2권의 우리 바다가 표지 전체에 가득한 디자인이 마음이 뿌듯하게 한다.

🛶 그리고 국명을 고쳐, 백제국이라 칭하도록 했다. ‘백 개의 나루를 가진 나라’라는 뜻이었다.

🚢 인천이 눈부시게 발전한 것은 물론 인천이 서울의 외항이라는 사정 덕분이었다. 하지만 서울이 근대적 도시로 빠르게 성장한 데엔 인천이라는 좋은 외항의 공헌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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