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
김랑 지음 / 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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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전원 생활을 다룬 책이라 미루어 짐작했다.


물론 산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 책은 저자의 인생 전반을 들려주고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 이야기, 할머니와 지낸 이야기, 홀어머니와 동생 이야기 등 원가족 이야기와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지리산 자락에 내려오게 된 과정이 펼쳐진다.

'꽃마리'라는 인터넷 초창기 아이디에서 '마리'란 이름을 따와 숲속 민박집 <마리의 부엌>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푹 쉬었다 갈 수 있도록 티비도 없고 삼시 세끼 자연식 밥상을 차려주는 민박집이라니!

저자가 만드는 낯선 나물 이름이 등장하는 요리들을 보면서 이런 산 속 휴식처에 내가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보았다.

직접 손으로 생강청도 만드시고, 곶감이랑 감말랭이도 만드시고, 철마다 그 철에만 얻을 수 있는 산야의 재료들로 특별한 메뉴의 음식을, 온갖 정성으로 만드시는 모습이 예술가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민박집을 찾았던 손님들이 단순한 고객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적인 인연이 맺어지고, 마치 친구처럼, 가족처럼, 서로 위해주며 관계를 이어간 에피소드들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요즘 세상에서도 이러한 사람과의 진실한 마음 나눔이 가능하구나.'
아마도 저자가 먼저 자신의 마음의 공간을 열어 주고 진심으로 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여행을 사랑하며, 있든지 없든지 남과 나누며 살아가는 이 아름다운 가족의 이야기에 약간은 부끄럼도 느끼고, 존경스런 마음도 품게 된다.

진정한 삶의 가치는 서로 위할 줄 아는 '사람'을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맑고 깨끗한 산처럼 살아가는 향긋한 이야기가 가득한 이 책을 꼭 맛보시길 바란다.

⛰️
- 일하다 손만 툴툴 털고 만나도 부끄럽지 않은 친구들. 아니 흙 묻은 손으로 만나도 부끄럽지 않을 친구들이다. 우리 일이 급해도 친구 집 일이라면 자기 일을 미뤄두고 갈 수 있고, 각자 일이 마무리되면 늦게라도 전화해서 혹시 도울 게 있냐고 믈어봐주는 친구들. 🏔

🧳
- 내게 여행은 늘 '사람'인 듯하다.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덜 보고 서툴러도, 사람이 좋으면 다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고 말거든. 아무리 풍경이 좋고 아름다워도 사람과의 이야기가 없다면 그 순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과 향이 옅어진다.🎒

🌿
- 마음을 내어주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쉬운 나는 늘 이런 인연들에게 어느 한 곳을 덥석덥석 내어주고 만다. 내 마음이 그들의 마음 한구석에 포슬포슬한 토양으로 남아 있기를. 어제보다 오늘 바람이 더 차니 생각나는 얼굴들이 많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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