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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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란? 분류하고 남은 ‘그 외의 것’,
제대로 된 분류에 속하던 물건들이 점차 잡화에 지분을 넘겨주고 있다.

잡화감각은 제품을 성능으로만 판단하는 게 아니다. 제품은 멋지거나 재미있거나 아름다워야 한다.

📘 잡화감각
📘 미시나 데루오키
📘 푸른숲

저자는 ‘잡화감각’에 의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잡화’라고 말한다.

최근 빈티지 제품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어 작은 소품에서부터 의류 제품 등도 약간은 수집품 모으듯이 구매했던 적이 있다. 그런 것도 잡화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들도 실제 목적과 달리 잡화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우리가 읽는 책도, 어떨 때는 읽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표지가 예뻐서, 희귀해서, 고급스러운 지성을 장식할 수 있어서... 등등의 이유로 잡화가 되기도 한다.
잡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또 새롭게 확장되어 간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취미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SNS를 통해 모두가 ‘표현자’가 될 수 있다.
이제 세상은 ‘키치’한 것들이 모인 잡화 천국이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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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미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오리지널인지 카피인지 하는 것들은 상관없이 어디서나 사람들이 물건을 접했을 때 생기는 ‘좋은데’, ‘귀여워’, ‘훌륭해’, ‘멋있어’, ‘예뻐’와 같은 마음의 소리가 점점 온라인 공간에 정보로 흡수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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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생활에 키치는 존재할까? 앞에서 말했듯이 분카야잡화점에 산처럼 쌓인 잡화는 40년 후에는 껍데기뿐인 키치가 되어 버렸다. 삶을 뒤덮는 시장 속에서 성스러움과 속됨의 낙차는 거의 사라지고, 성스러운 것도 속된 것도 어딘가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재미있는 일화로 어떤 신사에서는 헬로 키티 캐릭터로 부적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올랐다고 한다. 신사의 부적과 헬로 키티는 너무 이질적인 조합이라 기이하기까지 하다. 이제 종교적인 물건까지 잡화화 되는 ‘키치’의 물결을 느끼게 된다.

나도 이 책의 표지에 홀려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이 책 자체로도 너무 예쁜 장식품이 될 것이다. 내용은 예상과 달리 아기자기하거나 가볍지 않았다.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여러 경험이 잡화감각으로 나타나고, 10년이 넘게 잡화점을 운영해 오면서 깊이 있는 인문학적 사유가 이 책에 녹아 있다.

옮긴이의 말에 보니, 최근 박상영 작가가 “제 책을 액세서리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써주신다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글을 SNS에 올린 적이 있다고 한다. 책의 역할이 본질과 비본질의 경계를 넘나들게 되는 것일까?

#잡화감각 #푸른숲 #에세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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