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 - 시인이 관찰한 대자연의 경이로운 일상
니나 버튼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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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어떤 소설보다 더 동화처럼 보이는 사실로 넘쳐난다."

작가가 시인이라는 사실과, 자연과의 교감이라는 주제가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시인이 쓴 친자연 에세이라서 무척 감성적인 글일 거라 예상했는데, 뭔가 과학 지식이 반쯤 섞인 '파브르 곤충기'를 읽는 느낌이었다.

어머니가 물려준 시골집에 가끔 내려가 살면서, 저자가 집 주변에 살아가는 많은 생명체들을 만나 교감해가는 과정이 놀라웠다.
그토록 섬세하고 애정어린 배려라니!

내가 그 동안 다른 생물들에 대해 너무 몰랐고, 무관심했고,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을 읽으면 새나 벌이나 오소리, 다람쥐 등 작은 동물들도 의식과 감정이 있고 심지어 언어를 사용하는 엄청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동안 나에게 방해꾼이라고만 생각했던 비둘기나 개미에 대해서도 다른 마음을 갖게 되었다.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다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근원이 같다는 이야기에 감동을 받게 된다.

인간이 어리석게도 이 지구가 인간만의 것이라고 착각하고, 다른 생명체들의 생활 공간을 빼앗고 쫓아내며, 땅과 물을 파괴하여 생태계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고 슬프기까지 한다.

책 내용이 알차게 꽉 차있어서 생각보다 다 읽는데 오래 걸렸지만, 모든 내용이 다 좋아서 전체에 밑줄을 긋고 싶었다.

어느 날 또 펼쳐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
"지구 깊숙한 곳에서 강물처럼 흐르며 붉게 빛나는 쇳물은 자기장을 만들어 내고 새는 쇳가루가 방향을 그리듯 가야 할 방향을 찾아낸다. 지구의 자기장은 새가 이동할 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이를 방해하는 것은 오직 도시인이 사용하는 전자 제품에서 나오는 전자기뿐이다. 새는 우리보다 지구와 태양과 훨씬 더 치열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었다."
🐦

🦊
"야생의 한 조각을 훔쳐보기 위해서는 예상치 못한 것에 마음을 열어야만 한다. 마치 시를 읽는 태도처럼 말이다."
🌳

🐿
"그 다람쥐는 졸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러다가 다시 눈을 번쩍 뜨고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지구는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1천 개의 생물종과 내가 한 번도 알아듣지 못한 1천 개의 언어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처럼 말 없는 만남을 주선하기도 한다. 나는 행복했다."


종이 달라도, 언어가 달라도, 우리는 만날 수 있고 교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동화 같이 이름다웠다.

#살아있는모든것에안부를묻다 #열린책들


*도서를 협찬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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