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2
마이클 로보텀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월
절판


갑판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뭔가를 끌고 와서 쏟는 소리였다. 불을 끄고 숨소리를 죽이려 애쓰며 어둠 속에 앉았다. 누군가가 해치를 밀어 열고 선실로 들어오더니, 조리실로 들어가 찬장을 열었다. 나는 바닥에 누워 칸막이 벽과 침대 끄트머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갔다.턱 밑에서 맥박이 쿵쿵 뛰었다.
엔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피스톤이 위아래로 움직이더니 규칙적인 소리로 바뀌었다. -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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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박스
아모스 오즈 지음, 곽영미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7월
구판절판


선생도 알겠지만, 내 죽음은 꽤 합당한 것으로 보이오. 내 말을 곡해하진 마시오. 내가 죽기를 바란다는 뜻은 아니오. 전혀 다른 소망을 얘기하는 거요. 결코 존재하지 않기를. 시간을 되돌려 내 존재를 지우기를. 내가 태어나지 않았기를. 처음부터 다른 모습이었기를. 가령 유칼립투스이거나. 갈릴리의 벌거숭이 언덕이거나. 달 표면의 돌이거나.
-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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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박스
아모스 오즈 지음, 곽영미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7월
구판절판


그나저나 넌 편지에서 내가 아랍 인들이 잘못되길 바라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사실 난 아랍인들에 대해 그렇게 말할 때도, 그들이 자신들의 믿음과 관습에 따라 평화롭게 살고, 우리가 고향으로 돌아온 것처럼 그들도 당연히 고향땅으로 빨리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비록 우리는 그들의 땅을 맨몸으로, 심지어는 불명예스럽게 떠나왔지만, 그들에게는 부와 위엄을 갖춘채 우리에게 머리카락 한 올이나 신발 끈 하나도 빼앗기지 않은 상태에서 여길 떠나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그들이 무력으로 빼앗은 우리 땅에 우리가 합당한 돈까지 지불하면서 돌려받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25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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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위의 여자
존 파울즈 지음, 김석희 옮김 / 프레스21 / 2001년 3월
절판


이날 아침 라임에서 우울한 얼굴을 한 것은 샘만이 아니었다. 어느스티나는 우울한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났고. 화창한 날씨는 기분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이 병은 익숙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때문에 찰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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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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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의 종소리가 7시를 알렸을 때, 장밋빛 하늘에는 아주 밝은 별 하나만이 떠 있었다. 배는 처량한 작별의 고동을 울렸다. 그러자 나는 내 사랑이 될 수 있었으나 그러지 못했던 모든 사랑들로 목이 메었다."-73쪽

"나는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시적 방종에 불과하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런데 그날 오후, 그녀도 고양이도 없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가능한 일일 뿐만 아니라, 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 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와 정반대의 것도 사실임을 깨달았다. 즉, 내 고통의 달콤함을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으리라는 것이다."-1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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