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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끝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평점 :

"선악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시대,
절대불변이었던 선악의 정의가 무너진다"
읽기 전에는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심오하게 적어놨지 싶었던 문구였다. 읽어보니 위 한 문장이 이 도서를 제대로 관통하는 문구라는 걸 알게 되었다.
『죄의 끝』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며 격렬한 지각 변동과 기온 강하로 인하여 모든 문명이 파괴된 22세기의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뉴욕을 중심으로 '캔디선'이, 캔디선 밖은 식인을 하는 무법천지로 바뀐 세상이 펼쳐진 곳에서 제삼자의 서술을 통해 주인공을 바라볼 수 있었다.
소설의 시작에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해서 소설을 어떻게 꾸려가는 거지? 싶었는데 결말로 다가갈수록 주인공 '너새니얼 해일런'에 관련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면서 느낀 건, 과연 이 사람이 진짜 본인의 정체를 모르는 신일까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
캔디선에서는 '너새니얼 해일런'을 처단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고, 바깥 지역에서는 오히려 떠받들고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인 인물로 선인지 악인지 그건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와닿는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된 소설이다. 선악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부분이었다.
『죄의 끝』은 종교적인 부분을 엿볼 수 있다. 주인공 '너새니얼 해일런'은 과연 신이었는가, 그리고 과연 식인을 한 사람들은 악인인가 등에 대해 조금 더 심도 있게 생각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장치로 느껴졌다.
아포칼립스 소설에서 희망과 같던 '너새니얼 해일런'을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며, 과연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 사실 이 책과 같이 아비규환, 분열 등 불안한 상황인 건 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