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뻬 씨의 사랑 여행 열림원 꾸뻬 씨의 치유 여행 시리즈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이재형 옮김 / 열림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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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중학생 때였던 것 같은데 누군가 바위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이 빌어먹을 개같은 사랑'이라는 문구를 적어놨었다. 나이 어리고 경험이 적은 보통 학생이던 내게 굉장히 부정적이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겨준 글이었다. 머리가 좀 더 커서 대학에 왔을 때 한 실연당한 선배는 내게 술자리에서 '사랑? 개나주라 그래'라는 말로 사랑이 주는 환상의 말로를 잔인하고 강렬한 한 줄로 요약해서 던져주었었다. 종종 달콤하지만 쓴맛이 감도는 진한 초코맛에 비유되곤 하는 사랑. 분명 행복해지려 시작하는 사랑이라면 사랑하면 행복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인과과정임에도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은 사랑으로 웃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울기도 한다. 

 

이 책은 모든 사랑이란 고민에 빠진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해 나온 서적이다. 철학적인 내용을 바탕으으로 한 소설로 엄청난 스릴러물이나 반전을 기대하려는 사람보다는 참신한 소재로 만인의 공통 관심사를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를 음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책이다. 비슷한 스타일의 책으론 하단의 에란 카츠의 책이 있다. 자칫 진부하거나 무겁고 식상할 수 있는 주제를 전달하고자 할 때 쉽게 공감대를 형성해 유연하게 전달하기위해 스토리텔링을 차용했는데, 이 책도 그러한 연장선이라 보면 될 것 같다.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 - 에란 카츠

http://blog.naver.com/lawnrule/120190729270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현실적인 배경을 뒤로하고 꿈꾸듯 붉고 선명한 하트를 붙잡고 자유로이 나는 한 남자가 여기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꾸뻬다. 전작처럼 정신과 의사인 그는 여자친구 클라라가 있다. 군테르의 제안으로 꾸뻬는 상하이에 도착해 마시면 옥시토신을 분비시켜 사랑에 빠지게 해준다는 코르모랑 교수가 만든 신약을 바일라라는 여성과 함께 마시고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당연히 두 여성을 두고서 내면적 갈등에 빠지고 책의 목차대로 자기비하나 죄의식 등에 사로잡히고만다. 이런 대단한 약이니 이 약을 쟁취하려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와중에 여러가지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책이 말랑말랑하고 낭만적이지만은 않은데 여행을 제안한 군테르가 그 목적이 자신의 여자친구인 클라라와의 불륜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 하지만 자신도 바일라와 사랑을 하는 사이니 피차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 갈등하던 상황에 해독제를 찾으려 했으나 여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또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한 사람만을 위해 뛰는 심장을 갖게 해줄 묘약은 그것과는 거리가 먼 또 다른 슬픈 이야기를 가져왔다는 사실에 꾸뻬는 이를 강물에 던져버린다. 약물로 반강제된 사랑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진행되는 과정 속에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찾기 위한 몸부림으로서 말이다.

 

사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

초대
비밀회의
사랑의 감정을 제어하는 약
코르모랑 교수를 찾아 아시아로
타국에서 다가온 사내
사원의 편지
그리움은 사랑의 한 증거
사랑의 실험 대상이 된 꾸뻬 씨
열정적 사랑의 유효기간은 18개월
지나간 사랑의 잔재, 그리움 혹은 미련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첫 번째 요소 ?결핍
질투는 사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두 번째 요소 ?죄의식
코르모랑 교수의 새 실험실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세 번째 요소 - 분노
캄보디아에서 다시 시작하는 사랑 여행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네 번째 요소 ?자기 비하
꾸뻬 씨, 오랑우탄과 그나 도아족을 만나다
스파이들의 정체가 밝혀지다
실연의 아픔을 구성하는 다섯 번째 요소 - 두려움
사랑은 어느 한쪽을 택하는 것
꾸뻬 씨, 그나 도아족의 지혜를 배우다 
꾸뻬 씨, 사랑을 구하다
사랑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당신은 사랑을 찾았나요?

한국어판 저자 서문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나는 여기 등장하는 묘약이 어찌보면 약간은 해묵은 소재처럼 보이지만 실상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무엇이든 합당한 노력 없이 쉽게 해내려는 이기심과 욕심을 표상하며 더불어 사랑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물건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실상 사랑은 결과물이며 우리는 그 과정에 더욱 열광하지 않는가. 동화책을 봐도 아이들의 관심사는 공주와 왕자는 행복하게 살았다는 통속적인 한 줄짜리 결말이 아니라 여기에 다다르기 위해 괴물과 맞서는 왕자와 마녀의 계락에 빠지지만 헤쳐나오는 공주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진짜 현실에서 사랑의 묘약이 있다면 마치 어느 부부의 인생 이야기가 방금 프린트 된 '00와 00는 평생 행복하게 서로만 바라보다 사랑하며 죽었음.'과 같은 문장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알맹이 빠진 이야기에 누가 감동할 것이며 과연 사랑하는 당사자들에게 깊은 의미로 남는다는 것이 가능하기나할까. 과학 기술의 발전은 대개 좀 더 편하고 빠른 것을 추구하는데 촛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부산물이 묘약이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시간에 흐름과 감정선을 타고 흐르는 역동적인 사랑의 진정성을 퇴색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 

 

 특히 기술은 발전을 거듭할수록 인간의 신체적이고 외적인 부분을 보조하는 것에서 나아가 신체 내부는 물론이며 정신까지도 상담이나 장기적인 자기노력 없이 교정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으니 사랑도 예외가 되긴 힘들터. 사랑이라는 우리의 정신적 요소도 약물로 조종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묘약에 담겼다 말하는 책의 내용이 사랑의 의미를 두고 우리를 잠시나마 철학하는 사람으로 변모하게 한다. 무엇이 사랑이고 어떠한 것이 사랑인지. 

 

요즘은 놀랄만한 효과를 가진 약들이 많이 연구되고 있으며 SF영화나 소설에 등장할만한 약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알만 먹어도 하루 종일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식사대용 알약은 애교이고 먹어도 살이 안찌는 비만방지 약은 물론이며 암세포만 공격하는 알약이 그러하다. 하지만 단연 내 눈길을 가로 잡는 약은 기억을 잊게 해주는 약이었다. 정신적인 면까지 조정할 수 있는 약이라니 소설에 등장하는 사랑의 묘약이 단순한 픽션으로 치부될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한 21세기에 여전히 사랑이란 단어는 미스테리하다. 저명한 인류학자이자 남녀의 사랑에 관해 연구하는 헨렌 피셔라는 박사도 유명한 온라인 매칭 사이트에서 왜 한 사람에게만 사랑에 빠지는지에 관해 연구해줄 것을 의뢰 받았다는 것은 그것의 단적인 예다. 기업의 이윤에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랑이 아직도 인류의 난제 중에 하나란 반증이기도하다. 시중에 범람하는 연애의 테크닉이나 사랑을 얻기 위한 기교에 관한 처세서들이 형태만 달리한 사랑의 묘약 아닌지 생각해본다. 어찌해도 사랑의 본질에서 멀어지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기교나 기술에 더욱더 매달릴 수 밖에 없다.

 

Helen Fisher: The brain in love

 

 사랑이란 것은 굉장히 케케묵은 고루하며 오래된 주제인 동시에 얼마나 복잡한지, 이 주제로 쏟아낼만한 것들은 우주를 뒤덮고도 남을 것이다. 또한 사랑이 지구에 닿았을 땐 모든 이들에게 시를 쓰게 했으며 노래를 만들게 했고 지금까지 살아남아 마 사랑의 마법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죽음을 부르기도 때로는 목숨을 살리기도 한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사랑은 여직 살아남아 많은 사람들이 영원을 약속하는 사랑의 낭만적인 면을 마치 종교처럼 숭배하도록 만들고 있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단어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무거운 단어를 이야기를 통해 정갈하게 풀어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 책이 우리를 사랑하고 또 사랑받게 할 것이며 사랑 안에 쉬게 할 것이다. 더불어 중간중간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는 읽는재미를 배가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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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사람들 - 놀이하듯 공부하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
더글라스 토마스 & 존 실리 브라운 지음, 송형호 외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인터넷 서핑 좀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만한 것이 TED일 것이다. 명사들을 초청해 그들의 삶과 지식에 관한 이야기를 웹상에 무료로 공개하고 소통과 공감의 장을 형성하는 사이트다. 지금 이 블로그에도 다수의 책이 TED에서 강연을 하여 유명세를 탄 사람들이 발간한 책들이 있다. 유익성이 큰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파급력 또한 크다. 이렇게 IT의 발전은 지식을 공유하는 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일전에 서평한 칸 아카데이에 관한 책이 그 증거다. 고등 교육일수록 비싼 값을 치뤄야 하는 시스템과 교육 후진 지역 및 시기를 놓친 이들에게 인터넷을 기반으로하는 교육 인프라가 보여주는 발전적 미래상을 그리고 있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 살만 칸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8521405

 

 그렇다면 한 발 더 나아가 과연 공부 자체에 큰 흐름을 거시적으로 본다면 어떠할까? 살만 칸은 기존의 교육이 수직적이고 교수법에 치중하여 배움의 본질에 대해 간과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는데 이 책도 다르지 않다. 다만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제는 누군가 가르치지 않아도 배우기 그 자체를 할 수 있으며 이것이 학습 공동체를 통해 이뤄진다느 점이다. 공부란 더 이상 일방적인 정보 흡수가 아니라 참여를 통해 끝을 모르고 변모하는 세상에 참여하는 일종의 문화적 과정이라 보자는 것이 필자의 주장. 

 

 일례로 특정 대학이 있으면 여기에 속하는 것을 목표로 학원에 다니며 시험을 치고 면접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공부하기 위해 소속되는 학습공동체란 개념을 제시하여 개인은 이전보다 더욱 능동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정규교육을 끝으로 공부하기를 멈춘다는 것은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려 4장에 걸친 이 책에 쏟아진 찬사는 여기에 등장한 이론적 분석들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졌는지를 반증해준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은 부분은 강조처리하였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한국어판 서문

1장 평생 공부
샘의 이야기 :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우기 
머나먼 은하에서 가르치기 
오류를 구글링하라
세대를 걸쳐 하는 게임 
여기를 눌러 공부를 시작하세요 
우리는 가르치지 않아도 배울 수 있다 

2장 두 문화의 이야기 
기계론적 관점 
학습 환경 : 학교는 무너지지 않았다 
특별한 문화 유형 : 배양접시 속 공부

교수 중심 접근법 vs 학습 중심 접근법 

3장 변화의 수용 
교육 : 물고기 대신 낚시법? 
기술 :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변화를 포용하는 법 배우기 : 해리 포터 세대
변화를 가시적으로 : 위키피디아와 콜럼부스 
놀이와 상상력 : 변화를 포용하는 전략 

4장 공동체 속에서의 공부
동료 간 학습 : 깊이 있는 대면 
공동체의 등장 : 참여의 매개체
학습 공동체 속에서의 공부 

5장 학습 공동체 속에서의 개인 
정체성의 변형과 상상의 공동체 
어둠 속에서 보기
학습 공동체와 교육
블로그의 탄생
그는 왜 블로그를 할까? : 해석 공동체의 등장
신속한 해결책 택하기 
집중양육
평생의 삶 속의 학습 공동체 

6장 우리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안다 
암묵적 학습 : 21세기는 암묵적 지식의 세계
가르침에서 배움까지 
탐구 : 똑같이 가르쳐도 다른 것을 배운다 
질문이 대답보다 중요하다 
탐구로서의 학습 : “어떻게 될지 한번 해보자!”
내재 : 열정과 암묵적 지식의 저장고 
기질 : 어떻게 공부할지 알려 주는 지표
공동체적 내재 

7장 앎, 만들기 그리고 놀기 
앎 : ‘무엇’에서 ‘어디’로의 전환 
만들기 : 미디어 리터러시의 확장 
놀이 : 마음의 장난기 

8장 함께 어울리기, 장난삼아 해보기, 괴짜 같은 행동하기
함께 어울리기 : 존재하기 위한 공부
장난삼아 해보기 : 구체화로의 이행
괴짜 같은 행동하기 : 학습의 생산

9장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의 새로운 공부 문화 
새로운 맥락 이해하기 
집단적 내재의 가상공간
공유된 상상력 
정말 중요한 것 
공부를 위한 놀이

주석 
참고문헌 
감사의 글 
역자후기

 

 해당 서적은 이론서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전혀 어렵지 않게 이야기 하는 듯한 스타일로 되어 있다. 그저 세부 목차가 잘 마련되어 있고 분석적인 느낌이 있을 따름이었다. 전문적인 용어나 힘들여 읽어야하는 딱딱한 스타일이 아니란 점이 좋았다. 나아가 학습공동체나 이러한 개념이 발생하게 된 일련의 과정에 대한 설명도 두말할 것 없이 탁월했는데 여기에는 하나 더 특별한 점이 있다.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서적들 중에는 종종 기존의 것을 비판하거나 반기를 드는 성향을 보이는 책들이 있는데 저자는 학교라는 공간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러하다. 

 

 미디어에서는 자주 공교육 붕괴나 학교 붕괴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그런데 글쓴이는 이러한 표현이 과연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다. 학교라는 것을 학습환경이란 단어로 대치해본다면 붕괴되었다는 표현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그저 환경이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의 자유와 풍부함을 제대로 적용시키고 있다면 학습은 유기적 과정이 되고 토론은 문제의 고착화에서 탈피시켜 준다고 한다. 통상 우리가 말하는 전통적 교육 방식은 교실과 직장과 교육용 비디오 등을 통해 정형적일 숙달 과업을 이수하기 위한 과정을 기계적 관점에서 이해되어왔다. 

 

 이 과정들은 표준화되어 있어서 빠르게 적응하여 처리하고 일정한 시험 점수를 내면 그만이 되었다. 과정의 가치와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못하는 방법론이다. 그래서 이를 좀 더 큰 시각으로 문화적인 면에서의 고찰을 시도한다. 전통적 문화에서는 어떠한 개인도 문화를 만들 수는 없다. 누군가 타지에 도착하면 두가지 길이 있는데 적응하거나 튕겨져 나가거나 그 중에 하나다. 하지만 문화를 과학자들의 실험실에 배양접시 속처럼 생각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그렇다면 특별한 제한 없이 유기적 방식으로 매개물과 환경이 연개해나가는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다.

 

 전통적 문화가 안정성을 추구하고 불가피해야만 변화에 적응한다면 신개념 문화는 유기적응로 반응하며 단순한 적응을 초월해 변화 속에서 창조를 일궈낸다. 좀 더 능동적인 개념이다. 공부라는 상대적으로 협소한 개념을 문화적인 요소로 파악해 넓은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를 세부적으로 나눠서 설득력있게 전개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개별 내용의 숨이 길지 않아서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책을 읽는 순간에는 이해가 쉽지만 일독 이후에 오히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상당히 크게 접근하는 스타일이라 그러했던 것 같다.

 

 사실 전문분야에 올인하기 위해서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면 지식의 습득이란 것은 허망한 경우가 많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서까지 평가를 위해 중간과 기말 고사 친 이후에 맘껏 스트레스를 풀다보면 암기한 사항들은 빠른 속도로 바닥에 쏟은 알콜마냥 증발해버리는 것은 다들 경험으로 잘 알 것이다. 들이는 노력을 따져보면 굉장히 비생산적이라 할 수 있다. 평가수단인 시험을 위해서 또 다른 수단인 학습력을 이용하는 모습이지만 궁극적으로 남은 것은 점수이지 진정한 교육의 목표달성은 아니라고 본다. 게다가 과정은 얼마나 괴로우며 진정으로 모두가 즐긴다고 말할 수 있지도 않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핵심 단어 중에 하나는 '놀이'다. 생각만 해도 노이로제 생길 것만 같은 공부란 단어에  엄청난 생기를 불어넣는 단어 아닌가. 한편으로는 학습력을 위협하는 암적인 존재를 일컫는 말이기도하다. 내용에는 요한 하위징아가 호모루덴스란 저작에서 놀이란 것이 인간 경험의 중심이자 인간 문화에서 유의미한 것이라 주장한다고 말한다. 놀이란 문화적 의식과 종교적 의식을 정의하는 요소이며 문화보다 앞서는 동시에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놀이 와중에 제시된 질문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을 찾는 자양분이 된다.

 

 심화된 정보네트워크가 앞서 제시한 배양접시를 만나면 두 요소가 융합하며 극적으로 가속화 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다소 의아스러울 수도 있지만 신선한 감이 있는 워드 오브 워크래프트란 예시를 들어 조목조목 독자들을 이해시킨다. 인터넷 게임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길드라든가 게임세계의 생리에 대해서 다소 낯설겠지만 그래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창의와 융합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글들이 나오기 때문에 혹자는 암기라는 것이 더이상 무의미 해지는 것이 아닐까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있을 것 같았다. 

 

 내 기억에는 글쓴이가 여기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행간을 들여다 보면 그가 디지털 기술을 맹신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기에 함께 읽으면 좋을만한 책들을 하단에 추천했다. 교육계통 종사자나 학생들만 읽을 것이 아니라 인생 전반을 운영하는 것과 미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옛 말씀에 셋이 걸어가면 나머지 둘은 자신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누군가 가르치지 않음에도 스스로 원한다면 이러한 것에서 조차 배움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젠 셋이 걷는 것이 아니라 문화공동체와 학습공동체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세상에 모든 이가 거대 디지털 세계에서 스승이자 제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기억력도 스펙이다 - KBS 과학카페 기억력제작팀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6856061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 - 에란 카츠

http://blog.naver.com/lawnrule/120190729270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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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힘 - 말없이 사람을 움직인다
아가와 사와코 지음, 정미애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나의 타고난 성향은 내향성이다. 사람들의 통념처럼 내향성은 내성적인 이미지 그대로 겉으로는 어떻게 보이는지와는 다른 경우도 있지만 낯선 이와 말하기를 즐겨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갈수록 이것이 단순히 나의 성향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말주변이 없어 사람들과 말을 트고 지내는 것이 익숙치 않은 경험의 부재에서 기인한 것이란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까 싶어서 자기개발서도 많이 기웃거렸는데 그런 책을 참고하면 내 할말을 하는 것에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지만 돌아서 대화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얻은 기술은 세련되고 공감을 주는 말하기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뭔가 거리감 있고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결국엔 기본으로 돌아가 시간의 흐름이 해결하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부딪치고 겪으면서 공감하는 능력이 커지니까 내가 하는 말에 진심이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서도 말하기가 수월해진 것을 느꼈다.

 

 그래도 경험에는 한계가 있고 부족한 점을 짚을 수 있는 것은 역시 책인 것 같다. 해당 서적은 평소 대화가 이뤄지는 일상적인 부분도 이야기하지만 대개의 경우 대화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상황을 다룬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 베스트 셀러 종합1위라고 하는데다 130만부나 팔렸다고 해서 엄청난 기대로 읽었다. 물론 책에서 우주인 존재의 증거나 일급 기밀을 예상하고 읽은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원칙에 충실하고 어렵지 않은 것들이라 의외였다. 특히 아가와 사와코는 탤런트, 소설가와 같은 타이틀 이외에도 전문 인터뷰어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경험담이 책에 전반적으로 녹아 있어 일방적으로 가르치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다는 것이 장점. 스토리텔링 방식이라 기억에 많이 남고 형식적인 듣기 방법을 알려주는 이론서가 아니란 점이 책을 베스트셀러 자리에 올려 놓은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다.

 

들어가는 말 | 듣는다는 것에 대하여


1장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언제나 어렵다
저절로 말을 하게 하는 마법
말과 글은 다르다
누구나 자기 말을 들어주길 바란다
상대방의 말 속에 답이 있다
적당한 빈틈을 남긴다
대화의 흐름에 맡긴다
머리와 마음은 백지상태에서
인사치레를 주의한다
상대의 경험에 자신을 대입한다
가벼운 기분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2장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 요령
대화는 살아있다
상대의 내면을 함께 탐색하다
샛길로 빠진 이야기 되돌리는 법
귀로 듣고 온몸으로 반응하라
좌절해도 포기하지 않는다
소박한 질문을 허투루 여기지 않는다
빤한 대답이 나오지 않게 한다
껄끄러운 말도 해야 할 때가 있다
의외성은 곧 매력이다

3장 진심을 담은 피드백의 기술
맞장구에도 비결이 있다
앵무새 질문을 활용하라
지나친 붙임성은 화를 부른다
위로하는 말은 2초 뒤에
시선은 경의의 표시다
상대보다 조금 낮은 눈높이에서
함부로 이해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모르면서 아는 체하지 않는다
말 속에 숨은 보물을 찾는다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라
수다를 떨지 않는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어울리는 옷차림을 하라
대화할 때는 대화에만 집중한다
듣는 힘으로 대화를 이끈다

 

 한 배우에 관한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몇시간 동안의 인터뷰에 굉장히 비협조적이어서 작가는 무척 애를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해당 배우는 마지막에 인터뷰가 굉장히 편했다면서 오래도록 작가가 이 일을 계속 하셨으면 좋겠다는 코멘트를 남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반응이 한결 같을 수는 없다는 것. 그런 면에서 최근에 장사를 시작한 내 친구가 말한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 같다. 아주 만족스럽다는 듯한 반응을 보인 손님인데도 거래가 없는 경우가 있는 반면, 심드렁하게 굴고 이것저것 평을 낮게 하며 의문을 제기했지만 나중에는 여기 물건이 최고라며 구매하는 경우도 있단다. 모두가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란 것을 잘 알지만 대화란 것은 즉흥적인 요소가 많다보니 바로 눈에 보이는 반응을 쫓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그리고 굉장히 기본적인 대화기법이지만 책에서 읽고 실제로 사용까지 해보게 만든 것이 있었는데 바로 '앵무새 대화법'. 무언가에 대해 대화중에 구미를 당기는 것이 있거나 호기심이 동하면 자세히 물어보고 싶을 때 쓰는 방법이다. 만약 "제 딸이 요번에 대학에 들어갔어요"라고 말한다면 "따님이요?" "대학이요?" 이런식으로 상대의 대화에 등장하는 단어나 문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이다. 설명을 보면 정말 별 것 아니지만 대화가 끊겼을 때의 곤혹스러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해가 십분 될 것이다. 생산적인 질문을 통해서 대화를 유익하게 전개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쉽게 해소시켜 줄 수 있으니 대화가 서툰 사람에겐 굉장히 알토란 같은 비법이다. 특히 어려운 상대를 놓고 엉뚱한 질문을 하면 분위기가 급냉각 될 수도 있지만 앵무새원리를 이용하면 상대의 관심사에서 벗어나지 않는 부분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책의 파트에서 질문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

 

FOCUS DEBATE 한국형 디베이트 - 박성후, 최봉희

http://blog.naver.com/lawnrule/120192669474

 

 

하단은 이전에 서평한 대화에 관한 책들.

 

리슨 - 버나드 페라리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4571359

 

메라비언 법칙 - 허은아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6172116

 

권력의 언어 - 마티아스 뇔케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8628361

 

 

 저자는 말을 배우는데는 3년이 걸렸지만 말을 듣는 것을 배우는 데는 20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특히 진심을 담은 마음가짐이 듣기의 가장 핵심이라 생각하는 글쓴이의 이야기는 내가 항상 마음에 담아두는 인드라 누이가 말하는 경청의 비법을 떠올리게 했다. 편견 없이 누군가가 좋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는 소박한 암시가 우리의 귀를 열리게 하는 것이다. 듣는 것에 관해서 이야기하지만 결국에는 상대를 이해하는 법에 대해 풀어가는 책이다. 어렵지 않고 실생활에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상황들이 많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중요한 부분은 옅은 청록색의 큰 폰트로 표시되어 있어서 나중에 다시 훑어 보기도 편하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교양서로  낯선이와 대화가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인드라 누이의 경청.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5828918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다.

 

- 올리버 웬델 홈즈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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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부부는 행복하라 - 평생 신혼을 꿈꾸는 부부를 위한 행복학 개론
김홍식 지음 / 다연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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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는 부부칼럼을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서적이다. 행복에는 수많은 종류와 의미가 있겠지만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자와 나누는 행복은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한다. 몰라서 다투고 너무 잘 알아서 상처주는 부부들에게 내려주는 처방전과 같은 서적. 항상 책을 읽으면 책 속에서 나만의 BEST OF BEST 구절을 습관적으로 찾는데 모두 위대한 철학자에 관한 것들이니 어느 하나 후순위로 둘 수가 없을 만큼 내게 모두 큰 이야기들이었다. 부모와 자식간, 그리고 형제 사이는 혈연으로 태어나면 얻게 되는 관계지만 부부는 철저히 무형의 끈으로 엮인 노력형 관계다. 혼전에 배우자를 깐깐히 따지고 고르더라도 결혼생활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들은 0촌으로 세상에서 가장 가깝지만 하지만 돌아서면 그야말로 남이기 때문이다.

 

 친숙한 철학자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생소한 철학자는 따로 검색해서 정보를 찾으며 보는 재미도 있었다. 가끔 철학의 내용이 광범위해서 사례와 철학간 상관관계를 좀 더 곱씹어야 이해가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과정 역시 즐거웠다. 특히 25 천국으로 가는 숫자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교통사고로 죽은 남자가 지옥에 도착하니 옷에 앞뒤로 숫자 1이 있었단다. 남자가 궁금하여 문지기에게 묻자 자신이 죽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의 숫자라는데 남편 입장에서는 우선 떠오르는 게 아내 아닌가. 재판을 기다리며 아내가 그랬을 거라 연신 속으로 외치며 더 잘할 걸 외치는데 문지기 하는 말이 그게 보험사 직원이란다. 앞전에 24입만 뻥긋했어도 편에서 남편을 절벽에서 살린 아내에 관한 내용을 읽어서 감동 받을 준비하면서 한참 진지했던터라 읽으며 피식했다. 

 

 굉장히 옛날 유머 같은데 이 블랙유머를 저자는 애드먼드 버크라는 영국 보수주의 정치가가 주장하는 사회 계약관계로 해석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처한 시대와 불가분의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부부도 마찬가지라 자신의 역할을 마치 계약을 이행하는 것처럼 충실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19 도둑이 부러운 남편 부분도 귀가가 늦는 남편을 닥달하는 아내가 베이컨의 경험주의처럼 남편을 알아가며 지식을 쌓아 이해해야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집에서는 정글 같은 바깥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공간이 가정이 되도록 해야된다는 것.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구는 16 남자는 죽어도 여자가 될 수 없다는 부분 아닐까? 서로 다 알 수 없는 마치 다 알고 이해해줄 것을 기대해서 실망한 부분을 보상받으려 하거나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스스로 상처를 내기도 하니 말이다.

 

 총 4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다. 붉은 소제목과 인용할 철학자의 성명과 생존년도가 표시되어 있고 서너장 분량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챕터의 내용이 길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고 철학자의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구구절절 어려운 원리를 밝힌 것이 아니라 쉽게 이해하고 생활에 응용할 수 있을 정도이며 분량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 실화를 각색한 이야기나 우화와 일화 및 일상적인 부부들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여기에 나타나는 갈등상황이나 교훈을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하여 풀어주는 형식이 큰 틀이다. 일단은 재미가 있어 술술 읽힌다. 나는 미혼이지만 이야기가 어느 부부에게나 흔히 생길 수 있는 일들이라 크게 공감할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거의 서양철학자들이 등장하는데 와중에 중국과 한국의 철학자도 등장한다는 점이 눈에 띄였다.

  

 Prologue 꽃 한 송이의 행복, 밥 한 그릇의 감동


Chapter 1 꽃 한 송이, 밥 한 그릇
01 꽃 살 돈으로 고기를 사고, 고기 살 돈으로 꽃을 사라 _탈레스 
02 합리적인 투자 _노자 
03 비싼 건 안 돼? _피타고라스 
04 아픔까지 사랑하라 _와츠지 데츠로 
05 맞을 짓을 하면 맞는다 _공자 
06 딱 한 번 아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라 _프로타고라스 
07 너를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이다 _묵자 
08 아내가 밥을 안 하는 이유? _데모크리토스 
09 잠 못 이루는 밤 _소크라테스 
10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 _플라톤 
11 점 하나 차이 _아리스토텔레스 
12 차보다 중요한 것 _에피쿠로스 
13 여인의 가치 _디오게네스 
14 남편은 절대 설탕을 찾을 수 없다 _아니키우스 보이티우스 
15 세상 모든 남편이 앓고 있는 아주 큰 질병 _토마스 아퀴나스 
16 남자는 죽어도 여자가 될 수 없다 _니콜로 마키아벨리 
17 유효 기간의 차이 _미셸 몽테뉴 
18 교가와 애국가 _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 

Chapter 2 악마의 속삭임,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19 도둑이 부러운 남편 _프랜시스 베이컨 
20 남의 막말을 귀담아듣지 마라 _르네 데카르트 
21 혼자서 빨리 가지 마라 _조지 버클리 
22 큰일이란 없다 _볼테르 
23 낭만의 대가 _애덤 스미스 
24 입만 뻥긋했어도 _임마누엘 칸트 
25 천국으로 가는 숫자 _에드먼드 버크 
26 이루어질 뻔한 아내의 소원 _메리 울스턴크래프트 
27 너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다 _블레즈 파스칼 
28 20년 동안 한 번도 안 싸운 이유? _요한 고틀리프 피히테 
29 아내는 힘의 원천 _아르투르 쇼펜하우어 
30 무서운 아내 _제러미 벤담 
31 다 그놈이 그놈이여! _게오르크 헤겔 
32 한밤중의 착각 _쇠렌 키르케고르 
33 남편이 없는 곳 _카를 마르크스 
34 살아 있는 슬픔 _헨리 데이비드 소로 
35 내 마음대로 판단하지 마라 _윌리엄 제임스 
36 무시하지 마라 _엘렌 식수스 
37 불시착한 무인도에서 해수욕 즐기는 법 _에드문트 후설 

Chapter 3 두 바퀴는 넘어지지 않는다
38 결혼 후의 건강 비결 _앙리 베르그송 
39 사랑은 25년 _미겔 데 우나무노 
40 아내의 보물 1호 _존 듀이 
41 좋은 말 할 때 들으라 _조지 산타야나 
42 혼자 사는 남자가 가장 듣고 싶은 소리? _윌리엄 듀보이스 
43 혼자는 날아다녀도 외롭다 _막스 셸러 
44 슬픈 노래가 슬프지 않은 이유? _호세 오르테가이가세트 
45 약속에 늦은 사람을 위한 배려 _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46 둘이서 한 사람 역할만 해도 충분히 행복하다 _마르틴 하이데거 
47 어려운 시기는 의외로 빨리 지나간다 _발터 벤야민 
48 부부, 다른 생각으로 한길을 가는 사람들 _한스 게오르크 가다머 
49 미술관 옆 동물원 _시몬 드 보부아르 
50 콩나물을 욕할 수 없는 이유? _에마뉘엘 레비나스 
51 해결될 문제를 가지고 있으면 감사하라 _모리스 메를로퐁디 
52 오천 원의 비밀 _아르네 네스 
53 당신 때문에 못 살아? _파울 파이어아벤트 
54 두 개의 편지 _장 폴 사르트르 
55 나 말고 셋이나 더 있어 _자크 데리다 
56 불내려고 밥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_리처드 로티 

Chapter 4 부부의 행복과 세상의 평화
57 1만 군대를 살린 아내의 편지 _프란츠 파농 
58 씹으면 넘어간다 _김좌명 
59 ‘누가 옳은가?’로 싸우지 마라 _존 스튜어트 밀 
60 여자가 남자보다 앞서서 걷는 이유? _테오도어 아도르노 
61 매달려 살지 마라 _아이자이어 벌린 
62 뒷마당에 감자를 심는 법 _알베르 카뮈 
63 사 칠에 이십칠 _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64 한 번 _위르겐 하버마스 
65 엄마 손은 약손이고 아내 손은 행복이다 _노암 촘스키 
66 모르면 화나고 알면 웃음이 난다 _악셀 호네트 
67 정신 나간 여자와 현모양처 _빌헬름 딜타이 
68 명작의 탄생 _너대니얼 호손 
69 ‘혹시?’라고 생각하지 마라 _캐롤 그래함 
70 진심이 뭐야? _요한 고틀리프 피히테 
71 속상하다는 것은? _경허 

Epilogue 행복한 척하기

 

 책의 서문이 인상적인데 저자는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는 애처가이거나 무서워하는 공처가 혹은 아내를 괴롭히는 미처가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남편은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굴 사랑하느냐며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남편은 언젠가는 미친놈 소리를 듣는다고 미치기 전에 아내를 사랑하라 말한다. 이 글귀를 보고 축구의 명장 퍼거슨이 생각났다. 퍼거슨은 애처가를 넘어서 공처가로 불리는 사람으로 그가 은퇴하면 남긴 말은 기사화 될 정도였다. 하단은 이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링크. 

 

http://blog.naver.com/wlsal00?Redirect=Log&logNo=130168746955

 

 여동생을 잃은 아내가 외로워하니 이제 그녀의 곁에서 은퇴이후를 보내겠다는 내용이었는데 그의 아내는 사실 퍼거슨이 축구 사랑이 과한 것을 마냥 달갑게 여기는 사람은 아니다. 경기로 수상한 트로피를 집에서 모두 치워놨고 퍼거슨에 집에서까지 축구에 관한 것에 몰입하는 것을 싫어한단다. 한번은 퍼거슨에게 경기에 참관하지 말고 이사를 도우라고 하여 그가 결국 짐을 나르게 한 에피소드는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 하지만 막상 그가 일전에 은퇴를 결심했을 때는 남편이 포기하지 않고 더 활동하도록 격려한 사람이 바로 그녀다.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과 가정과 일에 균형을 잡도록 내조한 아내에 관한 좋은 이야기라 생각한다.

 

 다른 박스를 마련해서 정리하는 코너를 두거나 중요한 문구는 색이 있는 폰트로 처리해두었으면 더 기억에 오래 남지 않았을까 약간 아쉽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신뢰와 믿음에 기반하여 상대를 이해해야 된다는 것이 핵심인 책이다. 결혼을 앞둔 커플은 물론 기혼 가정이나 미래를 약속한 연인들도 나눠 읽으면 좋을 것이다. 일전에 서평한 하단에 링크한 서적도 부부가 읽으면 좋을 책이기에 함께 추천한다. 

 

내게 가장 쉬운 일은 당신을 사랑하는 일 - 이병진, 강지은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0588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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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Debate 한국형 디베이트
박성후.최봉희 지음 / 오디세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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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개성이 곧 자신의 브랜드이자 가치를 징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엔 당연히 둘 이상 모이면 점심밥을 시킬 때조차 의견차이가 날 수 밖에 없으니 때와 장소에 따라 적절히 자기 주장을 할 줄 아는 것도 큰 자산. 대통령 후보도 국민에게 표를 구할 때는 미디어에 출연해 상대 후보들과 대담 및 토론 시간을 가진다. 입사를 할 때도 집단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출하기도 하며 중고교생들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토론대회들도 있다. 이제 토론은 더이상 특별한 경우에만 요구되는 말하기 방식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 된 것이다.

 

 책에 둘린 띠지에는 한국형 디베이트란 단어와 세종의 리더십이란 문구 그리고 소통이란 단어가 눈에 띈다. 기존에 내가 가진 토론에 관한 이론서는 상당히 이론적이고 정형화된 책이었는데 이 책이 안내하는 토론의 성격은 저러한 점에서 좀 다르다. 통상의 서구권의 개인주이 가치관에 기반한 대립형 토론이 가진 성격은 종국에는 손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동양적인 사고방식에 기초하여  타인과의 조화를 통해 시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토론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려는 시도를 이 책에서 서술한다.

 

 기존의 대립형 토론에서도 양보와 타협은 있다. 그래서 양측의 의견을 절충하는 것인데 시너지는 이와는 조금 다르다. 책에서는 산술적인 수치로 1과 2분의1이 양보와 타협이라면 시너지는 동일하게 모두 윈윈하는 시스템이지만 양측의 주장을 모두 반영한 전혀 새로운 대안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100이라 표시하였다. 특히 인용하는 황희와 세종의 일화는 흥미롭다. 황희가 두 여종이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번갈아 일러바치자 그는 말이 끝날 때마다 둘 다 옳다고 해준다.

 

 심지어 부인이 옆에서 판단의 기준이 없다며 핀잔을 주는 와중에 그녀의 말도 옳다고 웃었단다. 당장은 모순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실상은 관점에 따라서 입장차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리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문제가 옳으나 그르냐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서로 화합하는 것이 더 중한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논리로 따지자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심리와 가치에 기반하면 지극히 현실적인 처세인 것이다.

 

 이렇게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는 부분에서 출발하여 각자의 강점을 활용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의 이분법적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단순히 디베이트의 기술적인 측면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철학적인 측면과 역사적인 측면에 대한 고찰은 물론 말하기 이전의 청자의 입장과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자세인 신뢰와 질문에 대한 세부적 사항까지 고루 담고 있는 알찬 책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페이지 수가 예상보다 많지 않았지만 토론 자체가 이론보다는 직접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당한 분량이라 생각하며 군더더기 없이 설명과 적재적소에 다양한 도표들은 물론 실제 토론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양식이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1,2부는 일독해도 충분하겠지만 3부는 연습을 해야하니 수회독 해야할 것이다. 

 

 1부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라

디베이트의 새로운 관점
승-승을 생각하라
대립적 이분법 사고에서 벗어나라
시너지는 창조다
2부 시너지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의 원칙과 방법
생각을 다시 생각하라
소통은 들음에서 시작한다
커뮤니케이션은 논리 이전에 신뢰다
질문을 바꿔라
3부 포커스 디베이트 5단계
포커스 디베이트 5단계 개요
1단계 Focusing / 토론의 목적 이해
2단계 Organize / 생각의 구조화
3단계 Communication / 커뮤니케이션 토론
4단계 Unite / 통합하기
5단계 Solve / 적용 및 문제해결
포커스 디베이트의 활용
부록
디베이트 평가표
양자.다자 4단계 토론노트

 

 대학교 교양시간에 과제 수행할 때도 이렇게 체계적인 토론 시스템을 공부한 적은 없었는데 굉장히 유용한 서적임에는 분명했다. 게다가 토론을 위해 책 읽는 방법과 요약과 질문하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가이드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토론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포용력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고 우리를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라 한다. 특히 이 책은 독서경영을 통해 집단지성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는 도구로 전략적 책읽기는 강조한다. 생산적인 토론과 독서에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추천이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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