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부부는 행복하라 - 평생 신혼을 꿈꾸는 부부를 위한 행복학 개론
김홍식 지음 / 다연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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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는 부부칼럼을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서적이다. 행복에는 수많은 종류와 의미가 있겠지만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자와 나누는 행복은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한다. 몰라서 다투고 너무 잘 알아서 상처주는 부부들에게 내려주는 처방전과 같은 서적. 항상 책을 읽으면 책 속에서 나만의 BEST OF BEST 구절을 습관적으로 찾는데 모두 위대한 철학자에 관한 것들이니 어느 하나 후순위로 둘 수가 없을 만큼 내게 모두 큰 이야기들이었다. 부모와 자식간, 그리고 형제 사이는 혈연으로 태어나면 얻게 되는 관계지만 부부는 철저히 무형의 끈으로 엮인 노력형 관계다. 혼전에 배우자를 깐깐히 따지고 고르더라도 결혼생활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들은 0촌으로 세상에서 가장 가깝지만 하지만 돌아서면 그야말로 남이기 때문이다.

 

 친숙한 철학자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생소한 철학자는 따로 검색해서 정보를 찾으며 보는 재미도 있었다. 가끔 철학의 내용이 광범위해서 사례와 철학간 상관관계를 좀 더 곱씹어야 이해가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과정 역시 즐거웠다. 특히 25 천국으로 가는 숫자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교통사고로 죽은 남자가 지옥에 도착하니 옷에 앞뒤로 숫자 1이 있었단다. 남자가 궁금하여 문지기에게 묻자 자신이 죽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의 숫자라는데 남편 입장에서는 우선 떠오르는 게 아내 아닌가. 재판을 기다리며 아내가 그랬을 거라 연신 속으로 외치며 더 잘할 걸 외치는데 문지기 하는 말이 그게 보험사 직원이란다. 앞전에 24입만 뻥긋했어도 편에서 남편을 절벽에서 살린 아내에 관한 내용을 읽어서 감동 받을 준비하면서 한참 진지했던터라 읽으며 피식했다. 

 

 굉장히 옛날 유머 같은데 이 블랙유머를 저자는 애드먼드 버크라는 영국 보수주의 정치가가 주장하는 사회 계약관계로 해석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처한 시대와 불가분의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부부도 마찬가지라 자신의 역할을 마치 계약을 이행하는 것처럼 충실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19 도둑이 부러운 남편 부분도 귀가가 늦는 남편을 닥달하는 아내가 베이컨의 경험주의처럼 남편을 알아가며 지식을 쌓아 이해해야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집에서는 정글 같은 바깥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공간이 가정이 되도록 해야된다는 것.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구는 16 남자는 죽어도 여자가 될 수 없다는 부분 아닐까? 서로 다 알 수 없는 마치 다 알고 이해해줄 것을 기대해서 실망한 부분을 보상받으려 하거나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스스로 상처를 내기도 하니 말이다.

 

 총 4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다. 붉은 소제목과 인용할 철학자의 성명과 생존년도가 표시되어 있고 서너장 분량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 챕터의 내용이 길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고 철학자의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구구절절 어려운 원리를 밝힌 것이 아니라 쉽게 이해하고 생활에 응용할 수 있을 정도이며 분량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 실화를 각색한 이야기나 우화와 일화 및 일상적인 부부들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고 여기에 나타나는 갈등상황이나 교훈을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하여 풀어주는 형식이 큰 틀이다. 일단은 재미가 있어 술술 읽힌다. 나는 미혼이지만 이야기가 어느 부부에게나 흔히 생길 수 있는 일들이라 크게 공감할 수 있어서 그럴 것이다. 거의 서양철학자들이 등장하는데 와중에 중국과 한국의 철학자도 등장한다는 점이 눈에 띄였다.

  

 Prologue 꽃 한 송이의 행복, 밥 한 그릇의 감동


Chapter 1 꽃 한 송이, 밥 한 그릇
01 꽃 살 돈으로 고기를 사고, 고기 살 돈으로 꽃을 사라 _탈레스 
02 합리적인 투자 _노자 
03 비싼 건 안 돼? _피타고라스 
04 아픔까지 사랑하라 _와츠지 데츠로 
05 맞을 짓을 하면 맞는다 _공자 
06 딱 한 번 아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라 _프로타고라스 
07 너를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이다 _묵자 
08 아내가 밥을 안 하는 이유? _데모크리토스 
09 잠 못 이루는 밤 _소크라테스 
10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 _플라톤 
11 점 하나 차이 _아리스토텔레스 
12 차보다 중요한 것 _에피쿠로스 
13 여인의 가치 _디오게네스 
14 남편은 절대 설탕을 찾을 수 없다 _아니키우스 보이티우스 
15 세상 모든 남편이 앓고 있는 아주 큰 질병 _토마스 아퀴나스 
16 남자는 죽어도 여자가 될 수 없다 _니콜로 마키아벨리 
17 유효 기간의 차이 _미셸 몽테뉴 
18 교가와 애국가 _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 

Chapter 2 악마의 속삭임,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19 도둑이 부러운 남편 _프랜시스 베이컨 
20 남의 막말을 귀담아듣지 마라 _르네 데카르트 
21 혼자서 빨리 가지 마라 _조지 버클리 
22 큰일이란 없다 _볼테르 
23 낭만의 대가 _애덤 스미스 
24 입만 뻥긋했어도 _임마누엘 칸트 
25 천국으로 가는 숫자 _에드먼드 버크 
26 이루어질 뻔한 아내의 소원 _메리 울스턴크래프트 
27 너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다 _블레즈 파스칼 
28 20년 동안 한 번도 안 싸운 이유? _요한 고틀리프 피히테 
29 아내는 힘의 원천 _아르투르 쇼펜하우어 
30 무서운 아내 _제러미 벤담 
31 다 그놈이 그놈이여! _게오르크 헤겔 
32 한밤중의 착각 _쇠렌 키르케고르 
33 남편이 없는 곳 _카를 마르크스 
34 살아 있는 슬픔 _헨리 데이비드 소로 
35 내 마음대로 판단하지 마라 _윌리엄 제임스 
36 무시하지 마라 _엘렌 식수스 
37 불시착한 무인도에서 해수욕 즐기는 법 _에드문트 후설 

Chapter 3 두 바퀴는 넘어지지 않는다
38 결혼 후의 건강 비결 _앙리 베르그송 
39 사랑은 25년 _미겔 데 우나무노 
40 아내의 보물 1호 _존 듀이 
41 좋은 말 할 때 들으라 _조지 산타야나 
42 혼자 사는 남자가 가장 듣고 싶은 소리? _윌리엄 듀보이스 
43 혼자는 날아다녀도 외롭다 _막스 셸러 
44 슬픈 노래가 슬프지 않은 이유? _호세 오르테가이가세트 
45 약속에 늦은 사람을 위한 배려 _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46 둘이서 한 사람 역할만 해도 충분히 행복하다 _마르틴 하이데거 
47 어려운 시기는 의외로 빨리 지나간다 _발터 벤야민 
48 부부, 다른 생각으로 한길을 가는 사람들 _한스 게오르크 가다머 
49 미술관 옆 동물원 _시몬 드 보부아르 
50 콩나물을 욕할 수 없는 이유? _에마뉘엘 레비나스 
51 해결될 문제를 가지고 있으면 감사하라 _모리스 메를로퐁디 
52 오천 원의 비밀 _아르네 네스 
53 당신 때문에 못 살아? _파울 파이어아벤트 
54 두 개의 편지 _장 폴 사르트르 
55 나 말고 셋이나 더 있어 _자크 데리다 
56 불내려고 밥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_리처드 로티 

Chapter 4 부부의 행복과 세상의 평화
57 1만 군대를 살린 아내의 편지 _프란츠 파농 
58 씹으면 넘어간다 _김좌명 
59 ‘누가 옳은가?’로 싸우지 마라 _존 스튜어트 밀 
60 여자가 남자보다 앞서서 걷는 이유? _테오도어 아도르노 
61 매달려 살지 마라 _아이자이어 벌린 
62 뒷마당에 감자를 심는 법 _알베르 카뮈 
63 사 칠에 이십칠 _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64 한 번 _위르겐 하버마스 
65 엄마 손은 약손이고 아내 손은 행복이다 _노암 촘스키 
66 모르면 화나고 알면 웃음이 난다 _악셀 호네트 
67 정신 나간 여자와 현모양처 _빌헬름 딜타이 
68 명작의 탄생 _너대니얼 호손 
69 ‘혹시?’라고 생각하지 마라 _캐롤 그래함 
70 진심이 뭐야? _요한 고틀리프 피히테 
71 속상하다는 것은? _경허 

Epilogue 행복한 척하기

 

 책의 서문이 인상적인데 저자는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는 애처가이거나 무서워하는 공처가 혹은 아내를 괴롭히는 미처가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남편은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굴 사랑하느냐며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남편은 언젠가는 미친놈 소리를 듣는다고 미치기 전에 아내를 사랑하라 말한다. 이 글귀를 보고 축구의 명장 퍼거슨이 생각났다. 퍼거슨은 애처가를 넘어서 공처가로 불리는 사람으로 그가 은퇴하면 남긴 말은 기사화 될 정도였다. 하단은 이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링크. 

 

http://blog.naver.com/wlsal00?Redirect=Log&logNo=130168746955

 

 여동생을 잃은 아내가 외로워하니 이제 그녀의 곁에서 은퇴이후를 보내겠다는 내용이었는데 그의 아내는 사실 퍼거슨이 축구 사랑이 과한 것을 마냥 달갑게 여기는 사람은 아니다. 경기로 수상한 트로피를 집에서 모두 치워놨고 퍼거슨에 집에서까지 축구에 관한 것에 몰입하는 것을 싫어한단다. 한번은 퍼거슨에게 경기에 참관하지 말고 이사를 도우라고 하여 그가 결국 짐을 나르게 한 에피소드는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 하지만 막상 그가 일전에 은퇴를 결심했을 때는 남편이 포기하지 않고 더 활동하도록 격려한 사람이 바로 그녀다.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과 가정과 일에 균형을 잡도록 내조한 아내에 관한 좋은 이야기라 생각한다.

 

 다른 박스를 마련해서 정리하는 코너를 두거나 중요한 문구는 색이 있는 폰트로 처리해두었으면 더 기억에 오래 남지 않았을까 약간 아쉽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신뢰와 믿음에 기반하여 상대를 이해해야 된다는 것이 핵심인 책이다. 결혼을 앞둔 커플은 물론 기혼 가정이나 미래를 약속한 연인들도 나눠 읽으면 좋을 것이다. 일전에 서평한 하단에 링크한 서적도 부부가 읽으면 좋을 책이기에 함께 추천한다. 

 

내게 가장 쉬운 일은 당신을 사랑하는 일 - 이병진, 강지은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0588799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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