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고민의 시대에 대한 처세술이 아닌 인문 책이다. 얼마전 인문학 강의에서 고미숙 선생님이 한 말이 생각난다. 환율이 폭등하고 주가가 하락하고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는데, 대학 다닐때 빌린 학자금 이자는 내야하는 이 갑갑한 현실을 탈피할 수 있는 학문이 무엇일까? 인문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부귀영화를 이룰 수있는 자격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일부 사람들에게 쓸모없는 학문 취급을 받지만.... 학문 자체가 목표가 되는 학문, 그리고 내가 무엇인지,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인문이 아닐까.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은 인문과 에세이의 중간 쯤이다. 재일 교포 최초로 도교대 정교수가 된 화려한 이력이 아니라도 강상중은 꽤 궁금한 사람이다. 일본에 태어나 자랐지만 부모님 모두 한국사람인 한 청년이 갖게 되는 자아와 학문에 대한 고민 속에서 살았기에 고민하는 힘을 달련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고민하는 힘]은 나는 누구인가? 돈이 전부인가? 일은 왜 할까? 젊음은 무엇일까? 노년은 어떻게 흘러가나? 에 대해서 나쓰메소세끼와 베버,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예시로 말한다. 묘하게 얽힐 수 있는 정치적 소견이나, 역사적 코멘트를 숨기고 인생에 대해서 이토록 심도있게 말하는 책을 오랜만에 봤다. 어떤 책들은 흥미롭지만 자신의 의견이 너무 강하고 정치적 참여가 하고 싶어 근질근질 하다. 그런책은 보는 내내 조금 거북스럽다. 함께 손뼉을 치고 고개를 끄덕여 줘야 할 것 같다. ( 역사관련 책을 제외하고 이런 철학적 의견을 피력하는 책을 말하는 것이다) 느낌이 좋은 책이다. 날씨도 좋은데.. 내 젊음에 대해 고민해보자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