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코스키가 간다 - 제2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한재호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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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코스키의 시와 닮은 주인공. 이름도 없는 남자. 그냥 '나'가 주인공이다.

어쩌다 거북아라는 여자와 동거를 하고 지루한 일상속에 부코스키라 지칭하는 남자를 쫓는다.

그런 나를 또 다른 검은 우산의 남자가 쫓는다.

부코스키와 나와 그 남자는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렇지만 그들의 지루한 미행은 끝나지 않는다. 아마도 부코스키나 나나 그 남자 중에 누군가가 인생이 바빠지고 할 일이 생기고 그래서 다른 사람의 지리멸렬한 삶에 관심이 없어진다면 그 행렬이 멈출 수도 있겠다.

[부코스키가 간다]는 주변에 있을만한. 아마도 나역시 그또래의 비슷한 학력의 또 그만큼 능력없고 초라한 삶을 살고 있는 1人인이기에 공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찜질방의 서른살 소년처럼. 비싼 등록금을 내고 그렇게 게으르게 살지않았지만 인생에서는 참 게으로고 부질없는 청춘들의 궁상맞은 삶이다.

'나'는 '나'를 쫓는 또 다른 '나'를 보며 즐거워한다. 세상에서 '나'에게 갖는 관심의 정도는 그 정도일 뿐 일 수도 있다.

그래도 비오는 부코스키를 쫓지 않는 삶이 '나'에게 오기를

 

그리고 쎅스와 이름밖에 아는 것 없는 이성과의 만남, 그저 내 곁을 스쳐지나가는 의미없는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그러다 그저 소주한잔과 담배 피는 그런 소설이 사라지는 날을 희망한다. 이것이 현실이고 그래서 이런 글이 또 나올 수 있고, 나 역시 이런 글들을 써오고 있지만 그래도 없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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