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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떴다. 아주 작은 점이 되어 사라졌다. 목요일은 한잠도 못잤다. 금요일은 하루종일 잤다. 토요일은 일요일은 사라졌다. 서른 살엔 애 업고 전철역에 서 있었다. 15만원짜리 카메라를 사서 전철역에 서 있었다. 스무 살엔 레드옥스란 술집에서 울었다. 연탄가스 먹고 실려갔다. 비행기가 또 떴다. 이곳을 뿌리치고 가느다란 흰 선을 남기고 사랑하는 자만이 날 수있다 그렇지만 누가 그토록 사랑하는가? 라고 시작되는 시가 있었다. 누구였던가 누구의 시였던가? 그는 나가라며 등뒤에서 문을 꽝 닫았다. 그때 그곳은 처음 가본 곳이라서 어디가 어디인지 무작정 어두운 골목을 더듬어 내려오는데 비행기 소리없이 골목속으로 지고 있었다. 전화가 오고 전화가 끊어지고 육체는 감옥이라서 달디단 크림케이크를 먹고 몸은 부풀었다. 육체의 창살안에서 부풀었다. 트럭이 거울을 싣고 가고 있었다. 거울속의 짐들은 통째로 실려가다 기우뚱 골목을 제치고 순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미겔 에르만데스의 시였다. 너는 날 수 없으리라. 너는 날 수 없다. 네가 아무리 기를 쓰고 올라가도 너는 조난을 당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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