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가장 쉽고 위험한 방법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이해하는 것이다. 가장 쉽지만, 이것은 사실은 이해가 아니라 오해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해하지 않는 것보다 위험하다. (p.21, <모르는 사람>)
아버지 혼자 죽을 힘을 다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나로 하여금 죽을 힘을 다하지 않아도 되도록 죽을힘을 다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다. 아버지가 모르게 했기 때문에 몰랐다. (p.114, <강의>)
말해지기 위해서는 말할 것이 ‘있어야‘ 하고 ‘있는‘ 것을, 혹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있고‘ , 있는 것을 ‘안다‘ 고 해서 다 말해지는 것은 아니다. 있고, 있다는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은 말해질 수 없거나 말하지 않기로 결정됨으로써 말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말해지지 않은 것들은 말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들은 언제든 말해질 수 있는 상태로 웅크리고 있다. 그것들은 말해지지 않음으로써 ‘있고‘ , 있다는 것을 ‘안다‘ 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p.204, <신의 말을 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