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닐다. 나는 보통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가기 위해서, 뭔가를 갖다 놓거나 가져오기 위해서 걸었다. 나의 걸음은 실용적이었다. 거닌다는 것은 사회적 특권,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분야의 예술이었다.
-우리 둘이 꾸준히 다투는 원인은 어쩌면 결국 거기에, 그러니까 우리 둘이 함께 분노하던 시절에 대한, 기사는 선하고 용은 나쁘며 사랑은 점잖고 상대방에게 가하는 일격은 매번 숭고한 명분으로 정당화되는 그런 시대에 대한 단순한 향수 속에 있는지도 몰랐다.
-나이가 들어 몸의 유연성을 잃고 흰 머리카락이 생기고 마침내, 마침내, 무언가를 망각할 수 있게 되어서 은밀한 기쁨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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