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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행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그것에 능숙해지고 나아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되는 것. 이 책에서 제시하는 습관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나 역시 늘 거대한 목표 앞에서 계획없이 덤비다가 작심삼일로 끝내온 전적이 화려했기에, 도대체 어떻게 해야 꾸준하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해 항상 고민했었다.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무언가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재능’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프리랜서가 된 자신의 삶을 좋은 습관으로 채워나가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리하여 습관이 무엇이며, 습관을 만드는 데에 요구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풀어 낼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책에서 정리한 바대로 습관을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어렵고 크지만 자신에게 유익한 어떤 과제를 아주 조금씩 꾸준히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행해져 자신에게 더 이상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는 자동화된 행동 패턴이 될 것이고, 맞춤 옷을 입은 듯 익숙하게 느껴져 거부감이 없게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거나,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줄 수도 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을 (내가 느끼고 이해한) 3가지 테마로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습관은 길들이기의 과정이다.
습관은 나의 행동을 내가 스스로 길들이는 과정과도 같다. 습관의 3요소는 신호-행동-보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마치 어떤 상황에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시나리오를 짜 놓는 것과 같다고 본다. 사람들은 흔히 낯설고 어려운 행동을 ‘해내는’ 의지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습관을 만들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습관이 단순히 의지력에 좌우 된다기 보다는 ‘보상’과 ‘벌칙’에 따라 행동이 자동화되는 것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습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그 행동을 반복해야만 하는 의무가 있고 의지력은 행동이 ‘보상’에 이르게 될 때까지 반복할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의지력은 자기 부정 등의 본능적인 감정들에 좌우되기 쉽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습관을 만드는 데에 부족함이 있다. 의지력과 더불어 상황에 맞게 보상을 위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뇌의 ‘차가운 시스템’이 작용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저자는 ‘의식’을 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습관을 만드는 데에 가장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한다.
2. 습관을 통해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2장에서 저자는 습관의 3요소인 신호-반복행동-보상을 통해 습관이 만들어지는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 의식하지 않고 어떤 행동을 반복할 수 있게 되기까지 특정한 패턴이 필요하며, ‘바라고 원하는 행동’을 한 후의 보상을 기대하는 방식으로 뇌의 신경세포를 변화시키는 과정이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습관을 몸에 붙이기 위한 50가지 단계가 3장에서 소개되는데, 매우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례가 함께 제시된다. 좋은 습관을 붙이기 전에 나쁜 습관을 반복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하며, 자신의 습관을 지배하고 있는 ‘신호’와 ‘보상’을 구분하기 위한 관찰력도 필요하다. 또한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순간적인 ‘보상’을 위해 덤벼드는 자신의 본능과 싸워야하는 일이기에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장애물들을 인정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함께 안내한다. 저자의 다양하고도 세심한 조언들은 “그래, 그럴수도 있어”라며 습관에 울고 웃는 우리를 위로하며 함께 나아가자고 토닥이는 것 같았다.
3. 궁극적으로 행복해지느냐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인 4장에서 인상깊게 읽은 부분이 있다면, ‘누구나 그럭저럭 행복하고 그럭저럭 불행하다’. ‘괴로움이라는 짝궁’이라는 소제목의 내용이다. 사람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후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어떤 환경이 되어서도 불안함을 느끼고 익숙함에 싫증을 내는 인간의 본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결국 어떤 순간에도 만족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는 것이다. 또한 습관을 만들어가면서 경험하는 괴로움-즐거움의 과정은 계속해서 반복되기 마련이고, 결국 인생에서 마주하는 괴로움들은 만족감을 위해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저 ‘해야할 일’을 괴로움과 즐거움의 판단없이 하는 것, 그것이 ‘득도’라는 점을 덧붙인다.
누구나 좋은 습관을 만들어 탁월한 재능을 갖길 원하며, 그것을 통해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인간의 본능에 따라서는 원하던 목표를 넘어선 후에도 다시 불안감과 지루함을 느끼는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 결국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어떤 경우에나 본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궁극적으로 ‘행복’한 단계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늘 행복과 불행, 괴로움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상태에 있는 것, 그것이 언제나 성장하는 삶의 상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무엇에든 도전하고 더 나아져야 한다는 갈망에 사로잡혀 있는 나에게, 이 책은 그런 실천에 좀 더 세부적인 방법을 알려준 소중한 책이다. 그런 한편으로, (습관을 만드는 것이) 잘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는 다독임도 되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행동을 스스로 관찰할 수 있는 관찰일기를 만들고 적절한 신호와 보상의 체계를 파악함으로써 습관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면, 어떤 크고 작은 목표도 충분히 이루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습관을 바꾸기에 실패하고 포기할까 두려움이 앞서는 당신에게, 이 책은 여정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언젠가 내 좋은 습관이 본능에 굴복하려는 순간, 이 책이 ‘신호’로 작용하여 다시 ‘행동’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