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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를 깨닫지 못하는 어른들
호시노 요시히코 지음, 임정희 옮김 / 이아소 / 2010년 10월
평점 :
공격적인 제목과 한눈에 들어오는 표지 디자인으로 지난번에 교보문고에서 살짝 들여다보고 내내 기억속에 남아 있어서 고민하다가 결국 구매했다. 이 책을 처음 펼친 날은 진해로 꽃놀이를 가던 기차여행길. 덕분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는 여행길은 그다지 즐겁지 못했다.
사실 나는 어릴때부터 엄마로부터 '주의력 결핍'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왔기 때문에 작년 학기에 '청소년 병리와 상담' 수업을 들을때 'ADHD'에 대한 부분이나 '학습장애'에 대한 부분을 수업을 들을때 정말 눈을 똥그랗게 그리고 귀도 세우고 들었었다. 마음 한구석에는 '혹시 나도...'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나와 유사한 증상에 대한 기준을 보면 속으로 뜨끔하는 그런 상태이었다. 강의를 다 듣고나서 내가 'ADHD의 주의력 결핍 우세형'나 '학습장애'가 아니라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긴 했지만, 어쩐지 미심쩍다고 해야하나 그런 상황이었다.
그랬던 나에게 서점에서 인사한 이 책 <발달장애를 깨닫지 못하는 어른들> 이책은 정말 유의미한 책이었다. 성인이 되어도 A어릴적에 ADHD였던 아이들의 30~40% 정도가 좀더 약화된 증상으로 사회생활에 곤란을 보인다는 통계 때문이기도 했고, 주의 집중에 작년까지는 유의미한 결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도 했다. 뭐 어찌되었던, 현재의 나의 증세를 파악해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넘겼다.
결론을 말하자면, 성인이 되어서 나타나는 주요 증상에 내가 해당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특히 '주의력 결핍 우세형'의 경우에는 주변의 정리를 못한다는... 암만 보아도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그외 다른 증상들도 그렇고. 다만, 주위에 그런 모습(또는 증상이라고 명명해야 하나?)을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해가 가까워졌다고 해야하나? 그치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MBTI 성격 유형 특강을 들을때 '인식(perceviving)' 기능이 우세형인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거기에다가 이걸 끌어다가 붙이는 건 어쩐지 한 인간이 보이는 특징을 너무 질병과 연관해서 보려는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발당장애에 해당되는 성인들은 어렸을때 ADHD, 자폐증, 아스퍼거 증후군, 그리고 각종 학습장애에 해당되었지만, 적절한 조취(?)를 받지 못해서 그 어려움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 이어져서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여러곳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사실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좀 질병으로서 분류를 위한 책에 가까운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심리치료보다 약물치료를 더 우위에 두고 있었고, 물론 이 책의 저자가 임상심리사나 상담심리사가 아닌 정신과 의사니까 어찌보면 당연한 입장일지도 모르겠다만, 그간 읽었던 다른 정신과 의사들의 책에서는 굉장히 약물을 앞에 세우고 전폭적으로 신용한다는 느낌을 주는 책은 없어서 더더욱 거부감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ADHD의 경우에는 약물 치료과 복용 즉시 눈에 띄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사실이긴 하나, 모든것은 한쪽으로만 부족한것이 채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를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상담과 병행해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 하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 스스로도 약물에 대해서 그다지 효과를 느끼지 못했던 경험도 있었고, 물론 중독 증세가 있는 독한 약물을 처방 받았을때는 그 호전됨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그치만, 뭐랄까 스스로 자신의 왜곡된 인지를 수정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약물에 의존한다는 감각은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나는 후자(약묵)보다는 긍국적으로는 전자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 책은 굉장히 교과서적인 부분(진단에 대한 설명)과 그리고 현재 발달장애를 약회된 형태로 가지고 있는 성인들의 어려움(여기도 진단에 대한 부분과 예시로 구성되어 있음)이나 사례(환자의 사례)를 잘 다루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래서 자발적인 노력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한다는 체계적인 부분에 대한 큰 기대는 접고, 질병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취약한 점에 대한 이해를 느끼기에는 아주 적절한 책이다. 물론 책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혼자서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 특히 그 노력의 실패에 따른 좌절을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잔류 증상이 적은 편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라면 병원에서 처방과 그리고 상담을 병행하는것이 본인의 어려움에서 조금더 나오기에는 적절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어린시절 부터 시작된 장애가 성인이 된 지금까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책은 사실 별로 읽어 본적이 없었던 고로 여려모로 도움이 많이 되긴 했지만, 저자가 가지고 있는 치료의 선호방식에 대한 태도는 나에게는 좀 불편했었다. 덕분에 기회가 된다면 ADHD를 극복하고 교수가 되었다는 자전적 에세이 책도 한번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읽으면서 내내 받은 느낌은 '진단명'을 들었을때 받는 느낌에는 안도감도 있겠지만, 이 문제가 '유전적'인 부분이 상당히 작용해서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는 것도 굉장히 큰 어려움이 있을것 같다는 느낌. 인지를 수정해야 한다는 부분과 애시당초 나에게 유전적인 결함이 있고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많은 어려움들이 생기고 그 스트레스로 더 큰 어려움이 찾아왔다고 하고 받아들이는 것하고는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이 분의 환자들이 진단명을 들었을때 안도했다는 말은 나로서는 그다지 믿기지 못한 부분이었다. 분명이 이후에 그 진단명에 대해서 유의미한 저항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분은 그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아에 없었던것 같기도 하고. -_-;; 기억이 잘..ㅎㅎㅎ 자신이 아프다는 것과 그 고통의 이유가 어릴때 형성된턴(습관) 때문이라는 태도와 유전적인 결함하고는 차이가 있는게 정상이 아닌가? 물론 전자쪽도 자기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부정받는 느낌을 받겠지만, 그 부분은 그런것이 아니라 그때는 최선을 다했고 가장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그 선택이 지금 나에게 최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부분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