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카 특별편
이츠키 나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지인 엘리님의 덕분으로 읽게 되었습니다만,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후회는 시작되었... ㅠ_ㅠ 이게 뭐야... 으아아아... 뭐 이런 느낌으로 끝까지 읽었던것 같아요. 이 만화를 처음 만난게 아마 1997년이니까 지금으로부터... (침묵)  네. 뭐 그러하옵니다. <카시카>에서 가지고 있었던 원래 설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었다는 건 알겠지만, 지금의 저는 이츠키 나츠미 선생의 견디기가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취향이... 그러했습니다. 

단행본을 끝까지 따라갔지만 욕을 하면서 봤던건, <팔운성>이 마지막 이었어요. <데몬성전>, <수왕성>, <벰피르>는 지인분이 계속 보셨던 관계로 그 덕으로 계속 읽었습니다. <팔운성>을 견디지 못했던건 그 만화에서 계속 반복하며 그려지는 여자들의 이미지가 크게 작용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매번 에피소드 마다 다른 여자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전개되는 패턴은 한 패턴이었어요. 여자들의 병리적인 성격과 남자 주인공에 대한 외모나 특별함에 대한 칭송...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카시카>도 그 범주에... 인종적으로 타고난 매력에 대한 환상이나 특별한 소녀에 대한 환상, 고귀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에 대한 환상...    그 환상의 바운더리에서 속편도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다만 열외가 있다면 특별했던 그 소녀는 평범한 소녀가 되어버렸고-이게 정상이겠지요. 그 만화의 환타지적인 부분은 카시카가 누구하나에게만 특별한 감정을 보이지 않는데서 유지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여자로서 지금의 행복이 무너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오리지날 이야기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 다른 남자 주인공들도 그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특별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못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유진은 실존주의 상담을 받으면 어떨까 생각하는 시점에서 이미... -_- 후후후 

제가 나이를 먹은 걸까요? 근데 뭐 <데몬성전>도 <수왕성>도 현재 연재작인 <벰피르>도 생각해보면 타고난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본질적인 부분에서 바뀐건 전혀 없는데 그저 그걸 제가 보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취향은... 평생가나봐요. 그냥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이 양반에 대해서 이걸 취향이라고 해야할지 패턴의 반복이라고 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사회에서 '여성적'이라고 정의하는 부정적인 의미의 범주의 여성성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저자분이 느끼고 있다는 건 알것 같습니다. 원가족 구성원 중에 그런 가족이 있었던 걸까요? 

그 시기에 저에게 <카시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건, 저 또한 그런 것들에 대한 혐오가 있었고 그것들을 강요 받았기 때문에 그런것들도 작용했던것 같아요. 지금의 제가 다시 <카시카>를 읽는다면 그때 읽었던 것처럼 카시카라는 인물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못할것 같습니다. 

사람의 안에서는 여러 부분이 있고 그것이 지극히 정상이라는 걸 알게된 지금은 뭐 이전보다는 불편해 하는 혹은 익숙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좀더 덜 불편하게 느낀다고 생각합니다만, 남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오십보 백보이겠지요? ^^;;; 그러니까 자신이 별로 좋아하는 모습이 아닌 자기의 모습도 수용하도록 노력하는 걸로~ 그러다 보면 좀더 좋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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