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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심리치료의 실제
Paul G. Quinnett 지음, 육성필 옮김 / 학지사 / 2006년 2월
평점 :
여러가지로 많은 것들을 알게된 책이었습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나 그리고 치료의 방법과 목표 등등 여러가지가 이해하기 쉽도록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면 좋을 책인것 같아요. 가장 크게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경계선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버지와 그의 아들의 통화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언제나 처럼(?) 아버지는 자신의 자발적 죽음을 선택할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었고 아들은 그럼 그렇게 해보라는 말을 했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소리는 총성이었나 아버지가 쿵하고 떨어지는 소리였나...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들이 곧잘 자신의 죽음을 매개로 자신의 중요성에 대해서 확인하는 것으로 대부분(?) 보통(?)은 생각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그것이 하나의 편견이며 상대방의 그런 부분에 대하여 언제나 주의를 기울려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화였어요.
"모든 자살 위협은 그것이 얼마나 반복적이든, 얼마나 길든, 반드시 심각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냥 읽으면서 좀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돌아보게 되었던 책 같아요. 저는 좀 선택의 선상에는 존재하지만, 그것이 그 순간에는 최선일지도 모르지만 길게 봤을때는 최선이 아니라서 선택을 하지 않는 쪽에 가깝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게되었습니다. 자발적 죽음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보고 구체적 플랜이 있는 분, 시도도 해보신 분, 언제나 선택의 스펙트럼 선상에 존재하지만 선택은 하지 않는 분에게 권해드려요.
사실 모든 자살 위협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건 참 어려운 일인것 같아요. 지인분의 애인이 그런 분이 한분 있으신데요. 어려워요. 사실 저는 이 책을 보기전까지는 그분의 위협적인 태도를 경계선 성향이 보이는 사람의 특징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네 저는 그 위협은 실질적인 것이라는 걸 망각하고 애쓰고 있었어요. 변명을 하자면 그만큼 반복적이기도 했고 만난적도 없는 상대방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죽고싶다'라는 텍스트를 받는 것도 정말 힘들더군요. 만약 그분이 저와 아는 사이고 반복적으로 그런 협박(?) 또는 호소(?)를 들었다면 더 힘들었을것 같아요. 직접적으로 들은건 텍스트로 교류하는 창구로 한번 이었지만,전 그걸 담아내기가 참 버겁고 힘들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그것과 별개로 친구로부터 가끔씩 그분의 위협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전해들은건 정말 너무하다 싶은 정도라서... 네 변명일 뿐이지요. 그 친구에게도 제가 읽은 이 이야기를 알려줬지만, 이미 그 아들처럼 굉장히 무디어진 느낌이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에요.
그 사람의 실질적인 위협도 사실이지만, 무감각해지는 사람의 고통에 대해서도 이해가 가서 여러모로 어렵습니다. 귀로 듣던 텍스트로 보던 그건 정말 굉장히 고통스러운 사실이니까요. 자신에게 중요한 타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끊임없이 그런 말을 듣는다는 건 고통이 계속 된다는 의미하고 그 사람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위협이 사실이 아니라 위협조의 이중적 의미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 사람 개인의 그 순간의 고통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최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조금 했습니다.
서로를 위한 최선은 네 병원에 가는 거죠. 하지만, 그것도 참 어렵더군요. 익숙해짐이란 것은 그런것일지도 모르지요. 전 저의 선에서는 할만큼 했다고 생각하지만, 최악의 사태가 일어난다면 또 어떨지 모르겠어요. 부디 그런일이 생기는 일이 없기를 기도할 따름이죠.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 헤어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보지만, 그런일은 없을것 같아서 그게 참...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