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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치료는 사양하겠습니다 - 오래 사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떠날 것인가
양성관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6년 9월
평점 :
『연명치료는 사양하겠습니다』는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사회가 되었는지, 죽음을 대하는 우리사회의 현실,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 친절하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연명치료는 사양하겠습니다』를 읽고 싶었던 이유는 일본의 사정은 알게 되었지만, 정작 우리나라의 사정은 아는 바가 없어서였다.
오래전 일본의 노인 복지가 가장 잘 되어 있는 동네에서 1년간 조사한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을 읽고 나서부터 치매, 개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관심은 일본의 노인요양병원 의사가 쓴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나』를 읽으면서 '노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곡기를 끊어서 죽는 풍습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도 그런 선택을 해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1990년대만 해도 한국인 4명 중 3명이 집에서 임종을 맞이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생각해보니 나의 조부모님은 모두 댁에서 임종하셨고, 장례식은 장례식장이 아니라 조부모님 댁에서 치렀다. 분명 과거에는 병원에서 죽는 게 당연한 사회가 아니었는데, 그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왜 병원에서 죽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책을 읽다 보니 한국 사회의 변곡점이 된 재판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알게 되었다. 왜 법원에서 그걸 정해주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지만. 충분한 논의조차 할 수 없는 사회였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다수의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치료의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파트를 읽으면서, 그 일반인이 나였다. 가슴을 그렇게 압박하는데 갈비뼈가 멀쩡할 리가!! 막연하게 숨을 다시 쉬게 되면 좋아질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당황했다. 허리가 아프고 나서 이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그걸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것과 비슷할지도.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어서 숙고를 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어떻게 죽어야지'라는 생각도 현실적이지 못하고 중요한 부분은 회피한 망상에 가까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죽기 직전까지 항암치료를 받았던 사람이 그렇게나 많다는 사실도, 죽음을 직면하지 않는 사회라는 것도 장례식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통감했다. 정작 중요한 부분에 대해선 결정을 안 했는데! 이제 이 책을 읽었으니, 앞으로는 달라지리라. ㅠㅠ;;
남이 결정하게 두지 않으려면, 내가 알고 선택해야 한다. 본인이 생전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 성하고 자신의 뜻을 명확히 남겨두면, 많은 의료진은 그 결정을 존중한다. 그러나 문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 은 가족에게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말해두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가족이 갈등하지 않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 의사를 미리 표현하고 함께 대화하는 일이다. (중략) 그러나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기준은 가족이 아니라 나에게서 시작해야 한다. 내가 어디까지 살고 싶은지, 어떤 상태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가족과 뜻을 모을 수 있고. 의료진과 방향을 정할 수 있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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