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일을 하는가? - 인문학으로 통찰해 본 직장생활
서기원 지음 / 렛츠북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흔한 사무실 풍경

책상 위에 책 한 권을 잘 보이도록 올려놨다.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이 사람, 지금 이 책을 보고 있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센터 오브 더 중앙, 모니터 바로 앞에ㅋㅋㅋ 그러자 지나가던 수연과장님이 말을 걸었다. "이 책 재밌어? 다 보고 나도 좀 줘봐요. 보게." 그리고 옆자리에 앉아계시던 전 수석님의 집요한 시선이 이어지기에 바라보았더니, "...... 이 책에서 뭐래요? 왜 일한대요?" 굉장히 안타까운 시선으로 책을 바라보셨다.

이전까지 접했던 자기계발서는 위로 아닌 위로를 담은 책들로 "남들은 너보다 더 열심히 뛰고, 날아다니고 있어. 지금처럼 하다가는 뒤처질 거야. 낙오될 거야!"하는 호통으로 경쟁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채찍질하는 책 들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더 힘겨운 노력을 하면서 먼 훗날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일종의 마시멜로 효과 같은 거였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책은 너무나도 쉽게, 과감하게 말한다.

직장생활은 기본적으로 노동이다. 노동하는 시간은 애초부터 행복이 거의 없는 곳인데 여기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니까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는 거다.
- p.22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그렇다, 행복은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드라마 미생을 볼 때마다 옛 회사의 모습이 아른거려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다고 고백하는 이 저자. 일하는 것이 이렇게나 고통스럽고 힘든 것이라고 너무나도 담대하게 털어놓는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먹고, 살고, 연명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든 해야 하는 일.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몇 가지 책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내겐 맞지 않는 이상적인 방법은 저리 치우고) 시간을 일정한 단위로 나눠서 나만의 낙을 만들라고 한다. 아침, 점심, 저녁, 일주일, 한 달, 그리고 길게는 연간 단위로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재미를 만드는 것이다. 점심시간에는 가보고 싶은 작은 책방이나 청계천, 경복궁에 가본다거나, 주말마다 그림 모임에서 그림을 그린다거나. 스트레스 해소 겸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한두 가지씩 늘려간다면 힘겨운 일도 어느 정도 할만해 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덕수궁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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