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홀릭 ㅣ 소원라이트나우 5
나윤아 지음 / 소원나무 / 2020년 11월
평점 :
나윤아 작가는 《홀릭》에서 다섯 명의 중독 청소년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의 다양한 문제와 내면의 갈등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각 이야기 속에는 청소년이 겪는 중독의 원인과 그로 인한 결과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중독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며, 그들이 변화와 회복을 꿈꿀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려고 노력하였다.
첫 번째 이야기: 자해 중독 <공이 울리면>
자해 중독 이야기는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고통스러운 몸부림을 보여준다. 학업 스트레스, 가정 폭력, 부모님의 과잉 헌신 등 여러 요인들이 자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청소년들이 겪는 복잡한 내면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건강한 해소 방식을 제공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게 조금도 변하질 않는데 이거라도 아니면 내가 어떻게 숨을 쉬니. 아마 그래서 중독되는 건 가 봐. 45쪽
그런 거 있잖아. 어린애들은 말을 잘못하니까 자기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뭔가를 할 수도 없고. 그러니까 자기 머리를 때리고, 쥐어뜯고, 벽에 쾅쾅 박고 그러는 거. 내 생각에 우리는 그거랑 비슷한 것 같아. 53쪽
어쩌면 우리는 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아닐까. 링 위에서 각자의 싸움을 하면서. 때로는 지는 날의 연속인 것 같더라도 어쨌든 엎치락뒤치락 싸우다 보면 어느 순간 이기는 날이 오는 게 아닐까...69쪽
두 번째 이야기: 스마트폰 중독 <괴물화 증상>
스마트폰 중독은 일상의 파괴가 극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더욱 위험한 면이 있다. 이야기 속에는 스마트폰의 중독성을 기괴하게 형상화하며, 그 파급력을 강조하였다.
솔직히 핸드폰이 진짜 엄청 편해. 그렇지? 복잡한 생각도 안 할 수 있고, 답답한 마음이 들어도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하다 보면 어느새 괜찮아지고. 너도 그렇지 않냐? 90쪽
가정 먼저 불쑥 생각난 건 정말 별거 아닌 사소한 단서였다. 평평한 벽을 손바닥으로 느릿느릿하게 쓸다가 조금 불퉁하게 올라온 한 부분을 우연히 스친 것과 비슷한 느낌. 딱 그 정도에 불과한 일이었다. 93쪽
세 번째 이야기: 도박 <불꽃>
도박 중독은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파괴하는 강력한 중독이다. 작가는 이 이야기에서 청소년들에게 스릴 있는 놀이로 여겨지는 현실, 도박이 초래하는 심각한 결과를 보여준다. 도박 중독의 심리와 그로 인한 파멸을 현실감 있게 풀어내어,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미 이성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도박자에게 기가 막힌 폭리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바로 갚을 돈이었으므로. 136쪽
아등바등 일하는 어른들이나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불법 도박은 스릴 넘치는 위험한 놀이였고, 유행이었다. 어른들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154쪽
네 번째 이야기: 알코올 중독 <고답이>
음주를 시작하는 나이가 어릴수록 알코올 중독 위험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청소년의 음주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였다. 작가는 청소년의 음주가 단순한 호기심에서 끝나지 않고 심각한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며, 그 심리적 원인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한 번 깨진 신념이 두 번, 세 번 깨지기는 쉬웠다. 무엇이든지 시작이 무서운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조금 씁쓸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미 시작된 불가항력이었다. 205쪽
청소년기는 뇌가 계속 만들어지는 시기래. 아직 공사 중이라 이거지, 성인이 될 때까지. 그래서 이때 경험하고 만들어진 습관들이 인생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어릴 때부터 술 마시면 중독도 더 잘 되고, 나중에…뭐라더라? 정신질환? 그런 것도 더 잘 생긴다. 의사가 한 말이니까 그 말이 맞을 거야. 내가 직접 들었어. 뇌가 말랑말랑할 때는 술 마시는 거 아니래. 209쪽
다섯 번째 이야기: 게임 중독 <두 가지 세계>
게임 중독을 다룬 마지막 이야기는 현실로부터 도피한 청소년이 다시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을 그렸다. 작가는 게임 중독의 허무함과 함께, 청소년들이 따뜻한 현실을 경험함으로써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인간 박주영은 딱히 내세울 만한 게 없었다. 평범하거나 그보다 못했다. 뭔가 더 나빠질 수 있으려면 어쨌거나 지금의 나보다는 모든 것이 좋아야 했다. 그래서 나는 막연하게 내 인생에서 뭔가가 더 나빠지는 일, 악화의 징조나 불행한 사건이 갑자기 생기지 않으리라고 확신했다. 251쪽
세상이 피자 한 판이라면, 나는 피자에 올라가는 올리브 한 개 정도의 경험치밖에 없었다…나는 올리브 한 개의 경험치로 도대체 인생의 어떤 동기를 찾아낼 수 있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271쪽
이 책은 중독에 빠진 청소년뿐 아니라,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각 중독의 특성과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며, 독자로 하여금 청소년기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다. <<홀릭>>은 단순히 문제를 제시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변화와 회복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중독의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소원나무#홀릭#나윤아#2020우수출판콘텐츠선정작#청소년중독#자해중독#공이울리면#스마트폰중독#괴물화증상#도박중독#불꽃#알코올중독#고답이#게임중독#두가지세계#독서모임#서평
이 서평은 독서모임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출판사(소원나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뒤, 직접 느낀 점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