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카드 읽는 카페》_문정혜_창비_2025_서평

타로카드 읽는 카페
문혜정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마음을 비추는 타로카드, 그 뒤에 숨은 인간의 진짜 이야기

문혜정의 『타로카드 읽는 카페』(창비, 2025)는 타로카드라는 신비로운 매개체를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고,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감성 소설이다. "당신도 모르는 당신의 마음을 읽어드립니다"라는 표지의 문구처럼,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타인의 사연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만드는 묘한 힘을 지녔다.

주인공 '세련'은 예리한 관찰자, 치유자인 타로 리더이다. 

타인의 말투, 표정, 몸짓에서 숨겨진 진실을 포착하는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다. 그녀는 "기승전결을 듣기 전에 결을 느낀다"는 말로 자신의 재능을 설명하지만, 단순히 직관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내담자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카드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며, "노력과 에너지가 올바른 방향을 찾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는 신념 아래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이는 타로카드가 미래를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변성'을 암시한다는 소설 속 설정과도 맞닿아 있다. 독자는 세련의 해석을 따라가며, 삶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무게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

각 장의 에피소드별 제목은 마음을 이끄는 지도이다. 

각 장의 제목은 시작과 미련, 결핍과 희망, 집착과 불안 등 인간 내면의 다채로운 감정을 상징한다. 제목은 독자가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해석하는 실마리가 되어준다. 특히 세련과 웹툰 작가 '윤주'의 협업 과정은 예술과 심리학의 교차점을 보여주며, 창작 과정에서의 고뇌와 치유가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 작가는 심리학 전공자답게 캐릭터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이를 통해 독자는 소설 속 인물이 아닌 주변인의 이야기를 보는 듯한 친밀감을 느낀다.

타로카페라는 장소에서 만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타로의 상징과 인간의 선택간의 묘미에 있다. 내담자들은 각자의 문제에 답을 구하지만, 결국 카드는 답을 주는 대신 질문을 되돌려준다. "궁금한 것은 당신이 묻고, 답은 당신이 뽑는다"는 세련의 말은 독자에게도 유효하다. 우리는 타인의 조언보다 스스로의 직관을 믿을 때 진정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타로카드에 호기심이 있거나 심리학적 접근을 좋아하는 분, 인간관계의 갈등과 성장을 따뜻하게 그린 이야기에 공감하고 싶은 분,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에 몰입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한다.

이 서평은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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