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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 - 세상 가장 다정하고 복잡한 관계에 대하여
릴리 댄시거 지음, 송섬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평점 :
'우정'을 '첫사랑'으로 부를 수 있다면
'우정',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결코 가볍게 정의할 수 없는 단어입니다. 특히 여성 간의 우정은 때로는 자매 같고, 엄마 같고, 연인 같기도 합니다. 저널리스트 릴리 댄시거는 이 복잡하고 다정한 감정을 한마디로 압축합니다. '여자의 우정은 첫사랑이다.'
작가는 회고록 《네거티브 스페이스》는 산타페 작가 프로젝트 문학상을 받았으며, 에세이 모음집 《불태워라》는 여러 매체에서 찬사를 받았다.
이 책은 단순한 회고록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 사촌 여동생을 잃은 사건을 계기로 댄시거는 여성들의 우정이 어떻게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는지를 섬세하게 추적합니다. 그녀는 "각자라는 건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만 있는 것"이라며, 사촌과의 관계를 "빛과 어둠처럼 정반대의 쌍둥이"라고 묘사합니다. 이러한 문장은 우정이라는 감정이 지닌 밀도를 단번에 보여줍니다.
작가는 자주 이사를 다니며 만나게 된 친구들과의 일화, 함께 읽은 책과 본 영화, 그리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모험들을 통해 우정의 얼굴을 그려냅니다. 이 책은 댄시거의 경험뿐 아니라 실비아 플라스, 아니이스 닌 릴케, 로드 등 여성 예술가들의 글과 우정 이야기들도 함께 담고 있어 재미와 울림을 동시에 줍니다.
"돌봄이야말로 지금 내가 말하려는 바의 핵심인 듯하다."(191쪽) 그녀는 단순히 누군가를 '신경 쓰는 것'을 넘어서 돌보고, 감싸고, 무한한 애정을 쏟는 일의 의미를 강조합니다. "
“세상에서 혼자가 된 기분이 절대 들지 않도록 맹렬하게 사랑을 쏟아붓는 일”(p.194) — 그것이 바로 우정이며, 이 책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과거의 우정, 지금의 관계, 그리고 미래에 다가올 인연까지 돌아보게 만듭니다. 수다에서 시작해, 공감으로 이어지고, 돌봄으로 깊어지는 감정의 여정을 담아낸 이 책은 말 그대로 ‘우정의 불’을 켜게 합니다.
감정 표현이 섬세한 문장을 좋아하는 독자, 여성 간의 관계에 관심 있는 독자, ‘나의 첫사랑 같은 우정’에 대해 되돌아보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내 삶 속의 소중한 누군가에게 손편지를 쓰고 싶어질 것입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