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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말하지 않는 지구 - KBS <환경스페셜> 김가람 PD의 기후 위기 르포
김가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평점 :
무감각한 일상이 되지 않도록 ― 《우리가 말하지 않는 지구》(김가람, RHK, 2025)를 읽고
"기후 위기", "지구 온난화", "천재지변"…우리는 이런 단어들을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이 당장 내 삶을 위협하고 있다는 실감은 쉽게 들지 않는다. 누군가는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어제와 같은 하루를 또 보냈다. 그 무감각 속에 갇혀 있는 나에게 김가람 PD의 《우리가 말하지 않는 지구》는 묵직한 경고장을 내민책이다.
이 책은 단지 환경에 대한 정보나 지식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무심코' 소비하고, '별생각 없이' 버리는 일상의 뒤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같은 책이다. 전국의 쓰레기 소각장을 취재하며 시작된 ‘걸어서 환경 속으로’는, 누군가는 매일 유독가스를 마시며 살아야 하는 현실을 드러낸다. “어디선가 잘 처리되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을 무너지고, 우리가 딛고 있는 땅에서 벌어지는 '돌이킬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작가는 단호하게 말한다.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먹다 버릴 지구는 없다", "아이를 위한 지구는 없다"고.
헌옷수거함 속 옷들이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한다 사실은 충격적이다. 무제한으로 만들고, 책임 없이 버리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무엇도 바뀌지 않는다는 작은 경고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거창한 해결책보다는 작지만 분명한 실천의 방향을 제시한다. “너무 많이 만들고 너무 많이 버려도 괜찮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며, 먹다 버릴 음식, 입다 버릴 옷, 쓰다 버릴 일회용품에 대한 감각을 되살려야 한다고, “환경보호는 쓸데없는 짓이 아니다”라고.
작가는 “내가 늙어서 조금 편하게 살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을 꺼낸다. 당장의 생존을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책 곳곳에 실린 실제 수치와 사진은, 읽는 이의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끼게 한다. 전용기 한 대가 한 시간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2톤, 한국인의 연간 1인당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은 44kg. 충북의 발암물질 배출량은 1,755.5톤. 이 숫자들은 멀리 있는 재난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방식에 대한 경고다.
읽고 나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지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위해서’라도 뭔가를 바꿔야겠다. 실천은 아주 작게 시작할 수 있다. 그 변화가 모이면, 지금보다 조금은 살기 나은 지구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환경 문제에 대한 무감각함을 깨우고 싶은 사람, 지속가능한 소비와 실천의 방향을 찾고 있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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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