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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 말랑한 고민 - 본격 과로사를 피하고 싶은 외계냥의 현생 탈출 이야기
이삼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3월
평점 :
요즘 나만 이렇게 복잡한 걸까요,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이 무겁고, 누군가 조금만 말을 걸어도 울컥할 것 같고. 《주머니 속 말랑한 고민》은 그런 날 우연히 마주치면 참 고마운 책입니다.
이 책은 과로사를 피하고 싶어 지구에 온 외계 고양이 '외계냥'이, 숲숲 마을 친구들과 만나며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은 그림 에세이입니다.
처음에는 "나 빼고 다 행복한 것 같아!"라며 복수를 결심했던 외계냥, 하지만 유부, 구루, 애옹이 등 숲숲 친구들과 지내면서, 그 마음은 점점 말랑해지고 부드러워집니다. 그들도 나처럼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요.
외계냥의 질투와 복수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정체가 들통나면 어떻게 될까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미소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책은 "완벽해 보이는 숲숲 마을의 비밀", "걱정도 함께 자라는 곳", "그래도 함께라면 괜찮아"라는 세 가지 주제로 24편의 짧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읽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조금은 덜 무거워지는 기분.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각자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다고, 불필요한 짐은 내려놓고 진짜 우정은 쌓아가면 된다고 조용히 말해줍니다.
그림은 귀엽고 따뜻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생각보다 깊고 섬세합니다. 외계냥이가 두더지 옆집으로 이사하면서 떡을 돌리는 장면은 너무도 소소하지만, 그래서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작가 이삼은 이렇게 말합니다. “일상이 비상 상황처럼 느껴질 때, 좌절 대신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
'다들 즐겁게 사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이런 고민을 품은 이들에게 외계냥이의 말랑한 시선은 마치 마음속 고민을 천천히 녹여주는 마법처럼 다가옵니다.
이 책은 짧은 시간 안에 완독할 수 있지만, 그림 한 컷, 문장 하나하나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나도 그랬던 적 있었지” 하고 떠올리다 보면, 자신의 고민도 조금은 말랑해졌음을 느끼게 될 거예요.
도전, 외로움, 완벽, 소중함, 가치 등 다양한 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 내가 마주한 고민을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말랑하게 안아줄 수 있을지 조용히 돌아보게 됩니다.
《주머니 속 말랑한 고민》은 말랑한 그림 에세이를 찾는 분들,
요즘 마음이 조금 무겁다고 느껴지는 분들,
혹은 특별한 일은 없지만 위로가 필요한 어느 날 살며시 펼쳐보면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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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