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지음 / 열림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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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중 재난과 후회라는 단어가

이 소설을 읽게끔 이끌었던 것 같다.

이하진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SF 소설이라는 점도 끌렸다.

머나먼 세계의 이야기면서도,

상상이 되는 그 지점이 있을 때 SF는 또 재밌기에.

그래서 SF 소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을

차분한 분위기로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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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페이지들,



이 소설은 확실히

그동안 지나왔던 일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재난과 사고, 뉴스 등으로 다가왔던 일들이 머릿속에서 스쳐갔다.

비극의 그림자를 한가득 껴안고 있는 소설이었다.

본질적이며 원론적인 것.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그것에 대해서 집중하면서

이 책을 읽어나갔던 것 같다.

완벽한 회복은 없으나,

회복을 위한 걸음...



SF소설인 만큼

특별한 능력, 이능력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는데

좀 더 과학적인 느낌도 나면서 좋았던 것 같다.

SF에 대한 지식이나

과학에 대한 생각 없이도

충분히 끄덕끄덕하면서 읽을 수 있는 쉬운 SF 소설이었다.

사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SF에 있던 것이 아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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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좋았던 문장들,

"항공법의 모든 조항은 피로 쓰여 있다고들 하지?"

하지 말라는 짓은 피로 쓰여 있고 그 짓을 하면 처벌하겠다는 소리도 피로 쓰여 있다는 뜻이었다. 동시에 그런 짓을 한 사람은 죄다 죽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24

"난 네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싫어."

건도 마찬가지로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듣고만 있었다.

"네가 미안하다고 하는 앞에서 아무 대답도 못 하는 나도 싫어."

깍지 낀 손에 이마를 기댄 뒤, 낮게 고백한다.

"이런 말이나 늘어놓는 것도 그렇고."

72

네가 하려는 건 모든 사람을 구하는 일이야. 그런데, 한 사람만 바라봐서 그게 되겠어?

제발 좀 닥치라고. 나도 알고 있다고.

아니지, 고작 한 사람조차 구하지 못하는데 네가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

119

"왜 이러지. 별일 아니에요."

"별일 맞아 보여요."

어떻게 그런 말을 우는 사람 앞에서 할 수가 있나. 미르는 결국 냅킨에 고개를 파묻은 채 엉엉 소리내어 서럽게 울었다.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곡했다.

185

......비극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구나.

197

역사는 희생으로부터 발전해왔다. 미르는 그 사실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누군가의 희생 없이는 발전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아직 야만적인가? 그렇다면 현대 사회의 그 모든 도덕과 윤리는 위선에 불과했을 뿐인 걸까?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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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진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사실 나는 다른 사람의 상처에 민감한 편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죽음에도 마찬가지.

죽으면 죽는 거지, 정도의 반응.

그래서 이 소설에서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분향소 등의 단어도 그렇고

나서는 것에 대한 메시지도 그렇고

비극의 그림자를 보이는 장면들에 대해서

나는 덜 공감하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느끼는 것은,

같이 울어주는 것에 대한 중요성.

그게 중요한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며

속으로 같이 우는 시간을 가진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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