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 - 제 꿈 꾸세요
김멜라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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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을 읽은 적이 있었다.

밀도 높은 이야기의 탁월한 힘을 보여주는 소설들을 수상작으로 꼽은 책이었고,

지금 여기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지점이 있던 책이었다.

이번에 시간이 흘러

2022년의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만나게 되었다.

더 짙어진 코로나의 분위기에서,

슬슬 빠져나오고 있는 시점에서의 수상작품집은

어두컴컴한 세계에서 벗어나며

꿈 같은 풍경을 조금 더 보여주려고 하는 느낌이었다.

대상 수상작 <제 꿈 꾸세요>의

김멜라는 수상소감 중 '떠난 이가 남은 이를 걱정하는 마음, 꿈에서라도 다시 보고 싶은 그리움, 그 두 마음이 만나 좋은 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는데,

수상작품집 전체가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

대상 수상작

김멜라 <제 꿈 꾸세요>

자선작

김멜라 <메께라 께라>

김지연 <포기>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위수정 <아무도>

이주혜 <우리가 파주에 가면 꼭 날이 흐리지>

정한아 <지난밤 내 꿈에>

기수상작가 자선작

이서수 <연희동의 밤>

현대문학을 엄청 자주 읽는 타입은 아니다보니,

내게는 낯선 작가들이 많았고,

백수린 작품은 언제 한 번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만나서 좋았다.




대상

김멜라 <제 꿈 꾸세요>는

다정한 인사, 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저 착한 느낌의 따뜻한 소설로 다가왔다.

이효석문학상은 메밀꽃이 소박하게 내려앉은 풍경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에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메께라 께라>는

어린이 판타지 같은 느낌의 작품이었고,

제주말이 나오는 게 특이점이었다.

작품론이나 수상소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인터뷰가 잘 된 것 같아서,

곱씹으면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김지연 <포기>는

일상적인 젊은이들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고

대화로 이어지는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며

우정인지 뭔지 같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제일 소설 같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생각을 나만 한 것은 아닌지,

심사평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와있었다.

백수린의 <아주 환한 날들>은 소설의 정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수만 년 후에 누군가가 타임머신을 타고 와서 현대소설의 샘플을 보여 달라고 할 때,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소설로서 갖춰야 할 모든 장점을 갖춘 작품이었다.

292

나쁨 없는 착한 결말까지. 이효석문학상에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백수린의 이름이 소설 독자들의 입에서 자주 오르는 것 같아, 궁금했던 작가였다.

작품을 읽으면서 충분히 만족했고,

깔끔함도 좋았다.

입시 소설 같은 것의 예시로 많이 쓰일 것만 같은 느낌의 완성된 작품이었다.

-

위수정 <아무도>

나는 안부를 썼다가 지웠다. 연락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라고 썼다가 또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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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엄마, 아빠라는 말 대신 어머니, 아버지라는 호칭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부르는 것이 편한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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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아이스, 가 강렬한 특이점이었다.

일상적인 문장들로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부드러웠다.


이주혜 <우리가 파주에 가면 꼭 날이 흐리지>

직접적으로 코로나를 언급하는 소설이었다.

지금 여기의 우리를 가리키는 소설은 그 의미가 중요한 법이었고,

의미를 생각하며 읽어나갔다.

이야기가 많고 길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의미있는 이야기를 밀도 있게 써내고 싶어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한아 <지난밤 내 꿈에>

"악착스럽기는. 자기는 이미 부자면서. 대체 무슨 욕심이 그렇게 목 끝까지 찼다니."

"그러니까 부자지. 욕심 없이 어떻게 부자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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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차분하고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여성의 이야기를 평이하게 다뤄낸 느낌이었다.




이서수 <연희동의 밤>

이 소설도 좋았다.

소설의 맛을 잘 살린 느낌의 작품이었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은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이 될 것이었다.

심사평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김멜라의 작품과 백수린의 작품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심사대에 오른 것만 같다.

나라면 백수린의 작품을 꼽았겠지만,

대상은 김멜라였다.

이효석문학상은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밀도 높은 이야기를 선보이고,

탁월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에 어울리는 상인데

김멜라가 보여주는 새로운 상상력과 탄탄한 이야기가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어

대상으로 뽑힌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좀 더 밝아지고 있다.

그러한 세상을 위해

김멜라의 소설처럼

다들 좋은 마음과 좋은 마음으로 만나,

좋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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