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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세계
고요한 외 지음 / &(앤드) / 2022년 4월
평점 :

같은 재료를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꽤나 재미있는 창작이라고 할 수 있고,
어떻게 이렇게 같은 재료를 가지고
이런 생각까지 연결했을까 생각을 하게 되는데,
책 <2의 세계>는
같은 재료 숫자 '2'를 테마로 작가 일곱 명이 제각각의 작품 세계를 열어가는
소설집이었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다룬다기보다는
일반적인 세계 그 뒤의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었다.

일곱 작가의 작품 일곱 개를 말해보자면,
고요한 <모노레일 찾기>는
월미도 모노레일을 상상하며 듣는
보라색 밤하늘 아래
씁쓸한 사랑 이야기 같은 소설이었다.
권여름 <시험의 미래>는
시험 출제위원들의 문제를 검토하는 검토자를 인물로 내세우며
시험의 시험, 제2의 시험을 재료로
카운트되지 않는 그 비밀을
재밌는 포인트로 잡은 소설이었다.
김혜나 <코너스툴>은
이야기 자체가 좋았던 소설이었다.
후반부로 가면서 틀어지는 부분은
의자에 앉으려다 콰당 넘어지는 느낌이었다.
류시은 <2차 세계의 최애>는
흔한 팬덤 문화를 보여주는 소설 같았다.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박생강 <2의 감옥>은
도플갱어라는 제2의 존재 이야기를 다루며
보여주는 판타지 세계가
재미있게 읽혔다.
서유미 <다음이 있다면>은
문장이 좋은 소설이었다.
조수경 <이야기 둘>은
죽음과 세계의 연결을 살포시 보게 되는 소설이었다.
내 마음에 꼬옥 들었던 소설은
김혜나 <코너스툴>과 서유미 <다음이 있다면>이었다.
이야기가 좋고, 문장이 좋은 작품이
이 책에서 끌렸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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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페이지들은,

권여름 <시험의 미래>에서
소설의 재미를 딱 짚어주는 페이지는
읽는 재미를 가져다주는 페이지였다.

김혜나 <코너스툴> 속
호산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는
부드럽고 무겁게,
좋게 다가왔다.

뭔가 이 책을 잘 정리해주는 페이지라 좋았다.
박생강 작가의 작가의 말에 포함된 페이지인데,
이 소설 모음들이 모아낸 2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잘 표현한 것 같았고,
핵심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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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좋았던 문장들은,
구은열이 서늘한 표정을 지었다. 사물을 보듯 여자를 봤다.
67
그렇다면 그녀는 평소 뭘 하고 살까,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시간을 쏟으며 사는 걸까 하고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그렇게 다른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의 반대편을 바라보며 이끌렸고, 그들의 연애는 꽤나 순조로웠어.
104
미진이 장례식장에 도착했을 때 이모와 이모부는 너무 많이 울어 물기가 다 빠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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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지우려고 게임에 접속했지만 자신이 열심히 지워나가는 것이 시간뿐이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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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인물을 사랑한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인 것 같아요. 진짜 그 인물이 된다는 게 황홀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걸 연희를 통해 알게 됐어요."
...
"다시 연희를, 연희 같은 인물을 만날 수 있을까요."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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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의 세계>는
일곱 작가가 가진 각각의 색을
맛볼 수 있는 소설집이었다.
뭔가가 비틀린 세상을 읽어나가며
1과 2, 너와 나,
그 둘의 세계가 이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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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