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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정지음 지음 / 빅피시 / 2022년 2월
평점 :

최근 우울해서 미칠 것 같은 날들을 보냈다.
그때 이 책을 발견했는데,
나만 이상한 거 아니지, 나만 미칠 것 같은 거 아니지 같은 생각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책을 읽는 손걸음이 가벼웠던 것 같다.
내 최근의 우울함은
인간관계부터 시작한 문제로
인생 전반적인 문제로 나아갔는데,
이 책의 글귀들이 상당히 마음을 만져줘서 좋았다.
메모 어플에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채워나가면서
위로와 공감을 얻은 증거를 모아나갔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낭만적으로 읽어나갔던 것 같다.

좋았던 페이지.
술과 연애로 시간을 보내면서
나라는 존재를 바라보지 않는 것으로
나를 지키는 것.
우울한 일상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 또한 술을 자주 마시게 되는데
혼자 술을 자주 마신다는 것이
알코올중독의 길로 가기 쉽다는 것이
공감이 잘 된다.
3일 연속으로 마셨더니 위가 쓰렸다.
연애는
자존감을 채워주는 경우가 많아서
그 점이 내게는 빛처럼 보인다.
나는 항상 빛과 같은 사람을 바라고, 기다리는 것 같다.
지금도 나는 어둠과 같아서.

또 좋았던 페이지.
담배를 피우시냐 물었더니, 피우지 않는다고 했던 신입이
이틀 만에 사장의 성격을 파악하고는
담배를 다시 무는.
그 이야기가 참 재밌었다.
세 여자가 뭉치는 우정을 그려내는 뒤의 페이지들도 좋았다.
또, 특별히 좋았던 페이지가 있다면
226페이지부터 시작하는 '우리 시대의 낭만 이야기'에 담긴
반찬 가게 이야기는
그 이야기가 통째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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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문장들.
나는 이용객 중 가장 초췌하고 안색이 어두운 혼자다.
5
내게는 유형의 재산과 권력이 없는 대신 아무것도 없는 자 특유의 자존심이 있었다.
25
흘러넘치는 악감정은 천천히 주변으로 스며들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때 난 내게 적절한 위로를 건네지 못하는 지인들에게도 격분했다.
29
나중에는 끝이라 확정지었던 인연들이 새로워지기도 했다.
46
"배고프다고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렇다면 외롭다고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는 뜻도 아니지 않을까.
63
어차피 진심이란 '진짜로 추한 심정'의 줄임말이니까
98
부모님을 독립적인 개인으로 인식하고 나서는, 오히려싸울 일이 줄어들었다.
117
집에 틀어박힌다고 저절로 가능해지는 일은 없었다. 나는 어떤 틀도 깨부수지 못한 채 그야말로 틀에 박힌 나 자신이 되었다.
168
서른이지만 아무것도 아닌 나.
서른밖에 안 됐는데 이미 무언가가 되어 있는 저 사람들.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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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는
미칠 것 같을 때 읽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 내게 필요했던 책.
인생의 어려움 속에
책으로 힘을 얻는 사람이 몇 안 될 텐데
마침 내가 그런 타입이라서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미소를 되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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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