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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 - 어쩌면 내게 꼭 필요했던 위로
하태완 지음 / 빅피시 / 2021년 12월
평점 :

하태완.
그 이름만으로 이 책을 집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모든 순간이 너였다>로 수많은 독자들을 만났던
하태완의 신작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을 읽었다.
지난 책 <모든 순간이 너였다>는
훌훌 읽으며 그 감성을 맛보기했다면,
이번 책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은
하태완의 문장에 푹 빠져 곱씹으며 읽었던 것 같다.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은
다정한 위로를 담은 책이었고,
감정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였다.
읽고 난 뒤의 소감은
이 책을 통해서
또 반짝이는 순간을 얻어
더 살아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이 가진 가치 중 최고가 아닐까 싶다.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에는
그런 반짝이는 순간이 많았다.

책을 읽을 때 중
의미가 깊어지는 특별한 순간이 있다.
바로 누군가에게 이 책을 읽어주고 싶을 때.
감정 기복이 심하다는 건,
그만큼 환히 웃을 때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는 뜻이니까.
아무것도 아닌 일로 슬퍼한 시간만큼
아무것도 아닌 일로 기뻐하는 시간도
동등한 횟수로 내게 오는 거니까.
"나는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지만
그 덕에 더 자주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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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기분이 나빴다가도
금방 기분이 좋아지는
그 친구에게 읽어주고 싶은 페이지였다.
나중에, 나중에는 꼭 말해줘야지.

사랑은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면서도
다른 것들은 망가뜨리는 것.
나 또한 올인하는 성격이기에
사랑을 할 때면
빛을 만난 것과 같이
새로운 사람으로 살려고 하며
웃으며 뛰어다닌다.
그러다가 때로는 놓치는 것들이 많기도 하고. 우정 같은.

사랑의 비결.
그 사람을 만나
'원래' 그랬던 나를
'이제는' 이런 나로 바꾸는 것.
나 또한 '나는 원래 이래.'를 많이 말하는 편인데,
원래 이런 나에게 너희들이 맞추라는 식.
그런데 사랑을 하게 되면
원래의 나를 버리고
그 사람을 위한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느낌.
그렇게 인생을 배우는 것 같다.

오히려 네가 선물을 받아야할 것 같아서
선물을 준비했다는 그.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날들은
매일이 기념일 같아서
매일 선물을 주고 싶어하는 나.

나도 좋은 사람이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그래도 떠날 사람은 떠나고,
욕할 사람은 욕하더라.
공감.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된다고 하는데,
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모두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그래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이냐고 하면
행복한 그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과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하는 좋은 행동들이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다.

나는 너랑 함께 노는 게 제일 좋아. 그러니까 우리 자주 보자.
부담스럽지 않게.
친구에서 연인으로,
연인을 베스트 프렌드로 하는
그런 사랑을 좋아한다.
그런 사랑을 생각하며
연애를 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거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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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좋았던 문장들.
이 길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음에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아쉬워하는 모습과
완전히 새로운 길에 처음부터 발을 디딜
멋진 용기 따위 품고 있지 않은 못난 마음이
나를 아주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다.
47
언제나 네가 중심이고,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네가 가장 중요하다.
58
속절없이 어여쁜 사람 하나 사랑하는 데
이리도 슬프게 맘 졸여야 하는 줄 알았다면
어떤 봄도 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을 텐데
88
사랑은
이 세상에서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노력과 배려를 양껏 행하게 하는 유일한 일입니다.
노력과 배려가 몸짓을 키워가는 만큼
우리가 수확하게 될 사랑의 풍성함도 더해지겠지요.
92
다정한 사람아, 내 것이었던 미래를 전부 줄게.
아무런 대가 없이 가져도 좋아.
다 네 것이 되어도 좋아.
네가 내 옆에 있어줘서 나는 정말로 좋아.
107
이제 내 생애를 전부 그 손에 쥐어줄게요.
124
너를 대신할 단어를 찾다가
꼬박 반나절을 지새웠어
내가 삼킨 문학 전부를 뱉어내어도
그에 상응하는 아름다움이 없었지
128
어찌저찌 죽지 않고 지금껏 살아냈지만, 과연 이런 나를 끝까지 품고 가줄 사람이 이 세계에 있을까.
176
속상했던 하루를 털어놓을 곳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먼저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
243
나의 얼굴을 자주 보고 싶어 하는 사람과
나의 목소리 한 줌에 활짝 웃기도 하는 사람.
244
관계에 흠집 하나 없던 연인들이
순식간에 이별하게 되는 이유는 늘,
서로에 대한 궁금증의 결여와
원인 모를 야속한 권태 때문이다.
251
사랑 하나를 완전히 기억 저편으로 잊는다는 건,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264
당신 얼굴이니 웃음이니 체취니 하는 것들을 드문드문 떠올릴 때마다 왈칵 울음이 터질 듯했습니다.
298
정말 이대로 죽어도 좋겠어. 이대로 분홍색 유령이 되어버려도 좋겠다니까.
310
예쁜 문장들을
이렇게나 많이 주워담았다니,
최근 읽었던 책 중
가장 문장이 예쁜 책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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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완의 <아무런 대가 없이 건네는 다정>은
감정과 사랑을 다루며
내게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좋은 책이었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이었다.
문장들이 무척 마음에 들어
곱씹으면서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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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