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로테의 고백
조영미 지음 / SISO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시소 출판사에서 나온

조영미의 <샤를로테의 고백>을 읽었다.

블로그를 통해서

이웃인 레오를 좋아하게 되는

샤를로테 이영지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었다.

이영지, 뭘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거야? 왜 자꾸만 이 사람을 멋있게만 생각하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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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님을 좋아하게 된 걸까?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좋아할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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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그 과정과

그 좋아함을 바라보는 남들의 시선,

자기 스스로의 고민이

얽히게 되는 이야기.

아날로그 감성, 싸이월드 감성과 맞물리고

요새의 편지 어플, 펜팔 어플, 소개팅 어플, 연애 어플 등고 맞물리는 이야기다.

시대적 배경은 도토리 줍던 그 시절이지만,

이 시대에도 똑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의 핵심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좋아할 수 있을까'였다.


-




인터넷 속 잘 모르는 남자를 두고

고민하고 생각하는 영지.

분명하지 않은 상대를 향한 사랑과

그것을 바라보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

잘못된 것은 아닌데.

마음이 잘못된 것일까?

이 소설이 말하는 핵심을 둔 고민들과 대화들을

몇 번씩 읽으며

나 또한 같은 마음으로

뭔가 가슴이 일렁였던 것 같다.


--



사실 나도

비슷한 설렘을 느낀 적이 있었다.

나 또한 일기장 같은 블로그를 계속해서 쓰고 있고,

편지를 나누는 어플을 통해서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재미도 슬픔도 느껴본 경험이 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결국 '남은 남이다'와 같은 벽을 만나며

무의미로 치달았다.

그러나 완전 무의미했던 건 아니었는데,

그때 느낀 순간의 감정과

잠깐의 추억은

계속해서 남아있고,

그때 벽이 허물어졌던 순간도 분명 있었다.


-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좋아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나는 '그렇다'라고 답하고 싶다.

오히려 더 아름답고 순수한

내면적인 교류라는 생각도 든다.

그 낭만을

실제적인 만남으로 현실로 가져오는 순간

뭔가 깨져버린다는 것이

더 슬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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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도 나와 같은 마음을 담은 부분이 있었다.

만나기로 약속하고,

그 후에 고민하는 영지의 모습에서

직접 만나봤을 때 아니다 싶을 경우,

소통하던 상대가 사라진다는 것.

영지도 그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었다.

내가 말했던

깨져버린다는 것이

같은 의미였다.

잘 되었을 경우에는,

이미 나누고 있던 블로그 안부의 일상이 깨져버렸을 것이었고.

낭만을 현실로 끌고 올 때,

확실히 무언가는 깨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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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테의 고백>을 읽으며

나 또한 같은 마음으로 읽어나갔던 것 같다.

요새는 다양한 어플을 통해서

어플 연락에서, 카톡으로 또 전화로,

만남으로 넘어가는 모양인데,

<샤를로테의 고백> 또한 만남으로 나아가는 과정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요새 랜선 연애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나 또한 그런 순수한 마음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블로그에 계속 글을 쓰는 이유는

인스타 같은 짧은 것보다

내 일상을 길게 쓰며 나라는 사람을 기록해나가는 것인데,

이런 나를 쭉 보며

좋아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샤를로테의 고백>을 읽으며

순수한 사랑의 느낌을

다시금 맛본 것 같아서 좋았다.

:)


-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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