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편 - 오늘, 고요하고 단단하게
박혜란 지음 / SISO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엄마로 살아가며

시라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이라고 믿는

박혜란 작가의 시집이 나왔다.

시소 출판사의 <마음 한 편>.

개똥부터 가족, 사람까지 다루었던 이전 에세이에서는

슬픈 개인사도 이야기하며 긴 호흡으로

박혜란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했다면,

이번 시집 <마음 한 편>에서는

좀 더 넓은 포옹으로

박혜란 개인을 넘어서

평범한 우리들을 말해주고 있었다.

일상적인 언어와

삶 속의 관념들을

시로 꺼내며

이야기하는 평범한 우리들의 인생이

참 쉽게 읽히며,

가볍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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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흐름이 담긴 시집 <마음 한 편>에는 여러 시가 담겼지만,

그중 내가 특별히 눈여겨 본 시는 두 편이었다.

그 중 하나가 '바람의 소리'다.

관념어를 사용한 시보다는

이런 일상 어휘의 시를 좋아하는데,

이 '바람의 소리'라는 시는

어려운 단어 없이 쉽게 산들바람처럼 다가와서 좋았다.

'삐딱'에서 '빼딱'으로 이어지는 대각선은 답답함 가득한 인생사의 고민을 바라보게 하는데,

'쉬울 텐데, 시원할 텐데'로 이어지는 발음의 재미로

그 고민이 가벼워지며 정말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가끔씩 여름의 소리가 듣고 싶어서

유튜브에서 ASMR로 여름의 소리를 찾아 듣곤 하는데,

영상 속 매미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마루에 누워 포근하게 낮잠 자는 그 느낌이

이 시에서 느껴져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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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좋았던 시는

바로 이 시 '들꽃'.

이 시의 마지막 행 '지금 여기 이리 좋으니'처럼

그냥 좋은 시.

곧바로 좋은 시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읽어도 좋은 시.

밝은 산길, 오솔길을 산책하는 느낌이 드는 시.

자연 속에서 그대로 자라난 꽃처럼

자연스럽게 예쁜 시.

읽으면 읽을 수록 '지금 여기 이리 좋으니'가

꽃향기처럼 맴도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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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 <마음 한 편>은

일상이 담긴 시들로

공감과 위로, 생각을 가져다주는 시집이었다.

어렵지 않은 시들로 꾸민 만큼,

시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해준 시들도 기억에 남았다.

시집에 담긴 '편견', '좋은 건 나누고 싶어서' 라는 시가 그랬다.

평범한 일상 속 잔잔한 파도, 때로는 거친 파도가 지나간 뒤

다들 좀 더 멋진 사람으로 남길 원할 것이다.

이 시집은 담겨져 있는 시들을 통해서

지금도 멋지다고 말해주며

모두 다 잘 되어가는 중이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지금 여기 이리 좋으니'

그 말처럼 그냥~ 좋았던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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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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