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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행복
김미원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2월
평점 :

김미원 - <불안한 행복>
'불안한 행복'이라는 말을 딱 보았을 때
내가 보통 갖고 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현재의 행복이 좋아서, 불안한 미래 대신 행복한 오늘로 끝내고 싶다는 생각.
요새는 잘 떠오르지 않아서, 오히려 더 행복한 걸까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요즘인데,
이 책은 그 불안한 미래를 살짝 찌르는 느낌의 책이었다.
그 찌르는 느낌이
손가락 끝으로 톡 건드는
그런 장난스런 위로의 느낌.
'나도 알아.'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
이 책은 그런 위로로 다가왔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 가볍지 않은, 약간 울컥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93페이지에는 눈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사람인데,
가끔 울컥 하고 싶어하는 때가, 왠지 실컷 울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진한 눈물의 의미를 알아주는 것 같은 문장들이 눈에 띄었다.

이 책은 '엄마가 생각나는 에세이'였다.
나도 따로 사는 입장에서,
내 생활이 있어서 그다지 자주 떠오르지 않는 엄마의 존재인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엄마가 잔뜩 생각 났다.
늙어가고, 죽음으로 향해가는
엄마의 모습을 담은 페이지들이 특히,,
이 세상에는
"그냥 죽어야지."
"더 살아서 뭐하니."
"엄마가 미안해."
같은 비상 버튼들이 있다.
<불안한 행복>은 이런 비상 버튼들을 톡톡 건들이는 느낌이다.
<불안한 행복>에서 톡톡 건들이는 비상 버튼들은
매번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30대 여성, 40대 여성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30대 40대 여성이 읽으면 좋을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엄마를 다룬 부분도 그렇고,
김미원이라는 작가가 생각하는 바나 이야기하는 게
그 나이대가 읽기에 딱 좋은 내용 같이 느껴진다.
<테스>를 다룬 내용 또한 그랬다.
남자는 다 늑대라고, 짐승이라고 왜 말을 해주지 않았냐고 외치는 테스.
약한 모습으로 공격을 받던 테스는 결국 아기를 잃고,
이후에는 강한 여인으로 변화한다는 이야기.
의미 있게 읽혔다.

카메라 렌즈로 역사를 담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 <불안한 행복>은
김미원 작가의 삶이 온전히 담겼다.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여주듯
이야기는 펼쳐진다.
가라앉은 에너지 속에서
거창하지는 않지만, 편안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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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행복>은
단순히 가벼운 에세이가 아니라,
어느 정도 무게감이 있는
껍질이 단단한 나무 같이 느껴졌다.
나무는 나이를 먹어가며 나이테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 나이테는
아마도 나무를 잘라야만 알 수 있을 것이었다.
자르지 않아도, 나무의 두께로도 알 수 있을 수도 있겠다.
<불안한 행복>이 가진 그 나이테는
제법 깊이가 있었다.
책 제목 '불안한 행복'의
처음이 '불안'이었다면,
끝은 '행복'이다.
책을 덮으며
그 '행복'을 가져갈 수 있음에
감사를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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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