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 - 미디어아티스트 37팀의 인터뷰
강미정.장현경 지음 / 북코리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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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미술관에 가곤 한다.

일행이 있을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홀로 전시를 관람할 때

그 작품을 더 자세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요새의 전시는

단순한 그림 전시를 벗어나

상호관계성을 지닌 전시가 많아지고 있다.

영상이 많아지고 체험이 많아진다.

가끔씩 미술관에 가면서 그걸 느꼈다.

강미정, 장현경은

내가 생각하는 그 느낌에 대해서

'미디어아트'라는 덩어리로

상세한 논의를 펼친 책을 뱉어냈다.

그것이 바로 이 책 <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이다.




<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의 차례는 다음과 같다.

1 우리에게 미디어아트는 무엇이었고 또 무엇인가?

2 한국 미디어아트의 시초

3 한국적 포스트모던과 미디어아트

4 동시대 한국 미디어아트의 동향

먼저

인터뷰집으로 출발한 책인 만큼,

작가 인터뷰가 상당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백남준부터 시작하는 이야기가

미디어아트에 대한 역사서처럼 느껴지지만

이 책의 저자 강미정, 장현경은

역사서보다 비평서로 읽히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파트는

동시대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펼친 4장 파트다.

한국미술이 수용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동시대성을 획득했다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읽혔다.




미디어아티스트 37팀의 인터뷰가 담긴 만큼,

각각의 인터뷰 글도 재밌게 읽었는데

그 중 내가 제일 흥미를 두고 읽은 아티스트는

신승백, 김용훈이었다.

신승백, 김용훈은

'미디어 테크놀로지'라는 단어에 딱 적합한 아티스트라는 느낌이 들었다.

얼굴인식 알고리즘이 구름에서 찾은 얼굴들에 대한 <Cloud Face>.

컴퓨터에게 '이것이 세계다'라고 제시해주는 것이 인간인데,

컴퓨터 시각에서의 세계와, 그것을 만든 인간의 시각. (469)

그 내포하는 지점이 재밌었다.

<Nornfacial Mirror>도 얼굴에 관한 작품인데,

이번에는 얼굴이 아니어야만 거울을 볼 수 있다.

얼굴이 아닌 얼굴이어야만 한다는 것.

그 지점이 느낌 있었다.

<마음>이라는 작품은 직접 찾아가 경험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얼굴과 표정이 파도 소리로 나타나는 그 경험은

참 신비로울 것만 같았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인식 기술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신승백, 김용훈은

오늘날 예술이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하며

미디어아트는 현재와 미래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474-4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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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좋았던 부분들이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모두의 소장품> 展에서

뮌 작가의 작품이 인상적이었는데

<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은

뮌 인터뷰도 담고 있어서 관심 있게 읽었다.

군중에 주목한다는 이야기와

미술계의 이단아 같은 이야기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발터 벤야민의 통찰을 꺼내는 지점도 좋았다. (27-28)

미디어아트가 가져다주는 정신분산적 경험, 즉 탈아우라 시대와 잘 부합하는 현대적인 미적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미디어아트라는 것을 꿰뚫는 지점이라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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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을 읽고 나서,

내가 생각하는 미디어아트는

상호작용을 통한 친근감과 흥미를 유발하는 아트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미디어아트의 핵심 키워드는 상호작용성이라고 생각한다.

테크놀로지도 좋고, 디지털도 좋지만

나는 상호작용이라는 지점이 제일 와닿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문장으로

이 글을 마치고 싶다.

미디어아트는 이제 더 이상 비주류라고 할 수도 없다.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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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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