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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가을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카미유 피사로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0년 10월
평점 :
문득 시를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두꺼운 소설로도, 얇은 수필로도 채워지지 않는
응축된 에너지를 읽고 싶어질 때가.
저녁달고양이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내고 있는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시리즈' 중
가을 편이 세상에 나왔다.
여름보다는 겨울에 가까워지는 11월에 읽게 되었다.
희뿌연 안개 속에서 걷는 늦가을의 새벽 같은 분위기를 떠올리며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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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가을>의 차례다.
구월 - 오늘도 가을바람은 그냥 붑니다
시월 - 달은 내려와 꿈꾸고 있네
십일월 - 오래간만에 내 마음은
가을이라는 계절을 세 개의 달로 나눈 차례였다.
구월은 카미유 피사로의 그림,
시월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십일월은 모리스 위트릴로의 그림으로 채워져있었다.
그리고 윤동주 외 34명의 시로 시화집이 완성되어있었다.
이름 있고 멋진 시인들이 많았지만,
특히 김영랑 시인과 백석 시인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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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블랙리스트>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카미유 피사로의 그림 중 여자나 아이를 그린 그림이 눈길이 갔다.
가을은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계절이라고 생각하는데,
시화집에 실린 카미유 피사로의 그림은 그 느낌을 잘 살린 느낌이 들었다.
내가 특히 깜짝 놀랐던 건
모리스 위트릴로의 그림이었다.
처음 보는 느낌인데, 무척 좋았다.
특히 백색 계열의 색깔을 사용할 때가 좋았다.
앞으로 더 보고 싶은 화가였다.
시화집인 만큼, 좋았던 시도 많았다.
그래도 내가 꼽은 시는 세 편이었다.
윤동주 <거리에서>, 시키부의 하이쿠는 시화집의 성격대로,
그림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 꼽았다.
그리고 윤동주 <흰 그림자>는 시 자체로도 좋게 느껴져 꼽았다.
<거리에서> 중
'괴로움의 거리 / 회색빛 밤거리를 / 걷고 있는 이 마음 / 선풍이 일고 있네',
'피어나는 마음의 그림자, / 푸른 공상이 / 높아졌다 낮아졌다.'
라는 부분이 참 좋았다.
시키부의 하이쿠는 번역이라 엄청 와닿지는 않지만,
그 뜻이 마음으로 다가왔다.
속내를 감출 수가 없는,, 그런 때가 있다는 걸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었다.
<흰 그림자>는
다가오는 겨울의 그림자를 느끼게 되는 시였다.
허전한 뒷골목과 하릴없이 뜯는 풀포기가 계속 인상에 남았다.
그림은 말 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책의 뒷표지에 쓰인 말이
사람 보고 인형 같다고 하고,
인형 보고 사람 같다고 하는 칭찬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시로도, 그림으로도
잘 읽은 책이었다.
오랜만에 또 시적 감성에 빠지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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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