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 - 소유의 문법
최윤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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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현대문학의 정수를 맛보고 싶을 때,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집어들고 읽게 된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처음 읽게 된 수상작품집이었는데,

한 해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이라고 한다.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밀도 높은 이야기를 선보이며, 탁월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담겨져 있다고 해 기대가 되었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의 차례.

대상은 최윤 작가의 <소유의 문법>. 그리고 자선작 <손수건>이 담겼다.

우수작품상으로는 김금희 <기괴의 탄생>, 박민정 <신세이다이 가옥>, 박상영 <동경 너머 하와이>, 신주희 <햄의 기원>, 최진영 <유진>이 담겼다.

20회에 <외진 곳>으로 수상했던 장은진 작가의 <가벼운 점심>이 기수상작가 자선작으로 함께했다.

내가 가장 기대했던 작가는 김금희 작가였다.

<너무 한낮의 연애>라는 작품을

그나마 한국에서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꼽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김금희 작가의 <기괴의 탄생>이 담겼다고 해서

그것부터 읽어볼까 했는데,

차례대로 읽었다.



책에 담긴 모든 소설들을 다 읽어보았다.

언제부터인가,, 직장인이 되고나서부터인가,,

어렵고 글자 많은 이야기는 읽기가 힘들어져

밀도 높은 감상 보다는 가벼운 시선으로 읽어나갔다.

최윤 <소유의문법>부터 이야기를 해보자면,

시골인 산밑 마을의 저택과 그 마을 사람들과 관계된 이야기였는데,

인간의 소유욕, 그릇된 공동체의식을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소설 안에 담긴 생각 자체가 꽤나 밀도 있었다.

그런데 결말까지 멋진 걸 바랐던 나로서는

권선징악형 마무리는 '어느날 밤'의 고함 처럼 급작스러웠다.

최윤 <손수건>은

스토킹 이야기였다.

스토킹이라는 것이 끔찍해보이지만, 의외의 이야기로 빠지는 지점이 있었다.

분열의 차이가 있어보이지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김금희 <기괴의 탄생>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 이야기였다.

김금희의 문장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기대보다는 엄청나지 않았는데,

<너무 한낮의 연애>도 한 번 읽고는 그 엄청남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여러번 다시 읽고 싶어졌다.

박민정 <신세이다이 가옥>은

가족사를 다룬 작품이었다.

어렸을 때의 기억을 꺼내오면서 여성에 관한 이야기도 꺼내왔다.

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인물로 복잡함을 느꼈다.

단편소설에 인물을 둘셋을 쓰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을 쓸 때는

항상 독자들로 하여금 복잡함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박상영 <동경 너머 하와이>는

아버지, 나, 나의 남성 애인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였다.

진짜 말 그대로 하나의 이야기였다.

잘 읽히고 재밌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그러나 무게감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없는 편이었다.

신주희 <햄의 기원>은

예술과 생활 사이에 있는 인물들을 그려낸 이야기였다.

괴상했다.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허상과 현실의 동거가. 나름 재밌었다.

최진영 <유진>은

동명이인과 만나고, 성장하는 이야기였다.

좀 평이한 느낌의 소설이었다.

특이한 점은 각주였는데,

평이한 느낌의 이야기에서 소설이 되는 부분은 그 각주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소설 속 지하방 공간이 좋았다.

그걸 반지하라고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완전히 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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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진 <가벼운 점심>은

패스트푸드점에서의 가벼운 점심으로

지난 세월의 숨겨진 이야기를 꺼내는 이야기였다.

그냥 그런 줄 알았던 이야기 속

또다른 이야기는

나름 납득과 이해가 되었다.

단순한 기억 속의 아버지가 아닌, 지금의 진짜 아버지를 만나며

아버지를 이해하면서 세상을 더 이해하는 과정을 담았다.

한층 더 이야기의 힘이 느껴지는 장은진 작가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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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심사위원이었다면

수많은 좋은 작품들 중 어느 것을 두고 고민했을까 생각이 들었다.

소설 심사를 할 때

다 좋은 작품인데도

이건 무조건 대상이다, 라고 놓는 작품이 있고

어느 두 작품까지는 두고 취향차이로 갈리는 작품이 있다고 한다.

나는 마지막에 두고 고민할 작품이

<소유의 문법>, <동경 너머 하와이>일 것만 같다.

둘 다 좋은 작품인데,

결국 무게감이 더 있다고 생각한 <소유의 문법>이

심사위원들의 거수를 통해서 뽑히지 않을까 싶다.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읽으며,

지금 여기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심사위원들의 말처럼

나 또한 좋은 작품을 읽고

다시금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좋은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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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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