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이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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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경 #보통의속도로걸어가는법 #위즈덤하우스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작사가로도 유명하고, 이미 여러 권의 책을 세상에 선보이신

이애경 작가님의 제주살이 일부분이 담긴 책이 위즈덤하우스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너무 빠른 도시의 삶을 살다가,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을 때 또 너무 느린 속도도 아닌,

보통의 속도, 나와 맞는 속도로 사는 게 맞다는 내용의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나는 이 책을 읽고서,

서른 살 새로운 시작을 하는 그대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의 서른 살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물아홉이라는 숫자가 더 좋은 나인데,

이미 서른을 맞아버린 사람에게, 뻔한 일상 말고 새로운 시작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해변은 보기에도 좋을지 몰라도 배가 정박할 수는 없다. 아름다운 해안선도 긁히고, 배도 다칠 수밖에. 이십 대의 청춘이 아름다운 해변이라면 삼십 대의 청춘은 어쩌면 항구로 변해가는 과정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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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위의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다.

서른 살을 넘은 성숙한 나이가 되어버린 여자의 어딘가를 찌르는 말.

이 문장을 읽고 나서, 이 책은 그런 느낌으로 쭉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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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의 목차다.

1. '빠르게'와 '느리게' 사이, 보통의 속도로 걷다

2. 서서히 스며들듯이, 보통의 속도로 사랑하다

3. 아쉽지도 아프지도 않게, 보통의 속도로 멀어지다

4. 마치 여행자처럼, 보통의 속도로 살아가다

5. 조금씩 천천히, 보통의 속도로 어른이 되다

나는 목차를 꼼꼼하게 읽는 편은 아닌데,

목차를 차근차근 보는 사람이라면

꽤나 좋아할 목차로 보였다.

목차 자체에도 감성이 묻어났다.

나는 1장에 해당하는

['빠르게'와 '느리게' 사이, 보통의 속도로 걷다]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문장들 자체가 여리고 부드러워서

쉽고 예쁘게 읽혔다.

겨울은 늘 춥고 힘든 계절로만 여겼는데, 수형을 그대로 드러낸 앙상한 나무들은 봄꽃처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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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한 사람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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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좋아서 한 페이지를 통째로 필사하고 싶었던 페이지가 있다.

'꽃의 시간을 속이는 방법' 202쪽.

얼린 씨앗을 심어, 2월이나 3월에도 피는 유채꽃.

그 유채꽃을 보고 든 슬픈 마음이

페이지와 책을 넘어 나에게도 전해져

먹먹해졌다.

어쩌면 우리도 비슷하다.

세상에 던져진 우리는

탄생을 선택하지 않았고,

햇빛이 있듯 일단 나이를 먹어

자라난다.

알고 보니 슬픈 운명이어서

먹먹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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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에는

제주살이의 일상도 어느 정도 담겨져있는데,

책의 끝으로 갈수록

제주살이의 속도에 대해서 생각해보면서

나도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서 몇십 년을 살아도,

타인으로 판단된다는 이야기는 잘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타인으로 살아가는 제주의 삶은 무척 외로울 것도 같았다.

그래도 내가 제주로 내려갈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 풍경, 느림의 미학, 평화와 무사.

왠지 언젠가는 제주에 내려가 살 것만 같다.

가장 좋은 것은 제주에서 사는 누군가를 만나는 일인데,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처갓집을 갈 때 매번 여행가는 기분이 들 것만 같은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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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은

꽤나 유려한 문장으로 쉽게 읽혔다.

빠르게 읽어간 책이지만,

왠지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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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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