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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칵, 보고 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
정예원 지음 / SISO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다.
일 년 내내 짝사랑을 하기도 할 만큼, 짝사랑 마니아다.
마음이 넓은지 내 마음을 들어갔다 나가는 사람도 여럿이고,
그만큼 좋다가도 울적한 날들이 많다.
<왈칵, 보고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금사빠, 짝사랑 마니아에게 바치는 책이다.
그런 사람들이 읽을 때 재밌고, 또 잘 어울리는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읽을 때 참 좋았다.
내 마음을 휘젓는 문장들이 많았다.
정예원 작가는 인스타 @darlkem(달큼글, 정예원) 에서도 만날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책 <왈칵, 보고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을 먼저 구매한 뒤,
궁금증이 생겨 인스타그램을 들어가 본 경우인데,
인스타그램 또한 좋은 글이 가득하고, 좀 더 다른 호흡으로 읽을 수 있어
더 좋기도 했다.
<왈칵, 보고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은 단어와 문장들을 소제목으로 한 페이지들과
3개의 Scene, 프롤로그, 에필로그로 이루어져 있었다.
scene1 사랑하고 는 재밌고 잘 읽힌다. 이 부분이 특히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부분이었다.
scene2 헤어지고 는 재미가 덜하다가 scene의 끝으로 갈수록 좋은 문장들이 많았다.
scene3 살아가고 는 작가도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말해준다. 좀 더 작가의 개인적인 삶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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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중심에는
Scene1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다지도 너를
두서없는 마음에 네가 모든 우선순위를 밀쳐내고 들어와 자리를 차지했다.
허락한 적도 없어서 어지럽게 뒤흔들리고 어수선하기도 했을 텐데,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너는 특유의 진솔한 담담함으로 일관했다.
여태껏 난 너와는 영 다른 이들을 품고 살아온 터라,
내 속에 너란 모양의 무언가가 물결치며 출렁이는 게 다분히 어색했는데.
성큼성큼 내 상처 난 속을 쓰다듬고 안정되게 만드는 네가 어느 순간부터는 참 고마웠다.
이제는 전세가 역전되었다. 오히려 네가 내 마음에 적응하고 정착하도록,
오히려 네가 변할까 두려워 너를 절절히 아끼고 있었다.
네가 나에게 기생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네가 내 심장 그 자체가 되어서 사라지는 걸 생각만 해도 온 세상이 버거웠다.
내 모든 방식과 섭리가 너로 바뀌어서 나는 이다지도 너를 예뻐하며 끄적거린다.
내 글의 주제와 주체가 되어준 그 자체로도 그저 고맙다.
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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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다지도 너를'이라는 페이지는 정말 내 심장을 꿰뚫었다.
나의 마음에 네가 살게 된 이야기를 하는데,
정예원 작가는 이런 긴 호흡이 문장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인스타그램은 긴 호흡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 좋았다.
책은 문장 문장이 예쁘게, 짧은 호흡으로 되어있는 페이지가 많았는데
인스타그램에는 더 긴 호흡으로 같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결국 당신이어야 해요' 또한 그런 긴 호흡이 잘 드러나는 페이지였다.
감성적인 그림을 그려내는 문장들이 참 좋았다.
꿈꾸는 드라마, 영화 속 한 장면이 내 머릿속에도 그려졌다.
나는 이런 사랑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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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호흡으로 써진 문장들도 꽤나 좋아서,
많이 주워 담았다.
... 이미 제멋대로 너와 나를 함께 상상하고 그 피어오르는 애틋함에 그게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는데요.
41
매일 너에게 뒤척이게 만들면 어쩌나요.
73
딱히 잠에 오지 않는 밤엔 난데없이 너에게 봉변을 당한다.
158
있잖아, 사람들은 생각보다 다 다르기도 하면서 또 그만큼 똑같기도 해.
191
좋았다.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의 문장들을 소개하며
이 책이 참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였다.
특히 내가 보고 싶은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문장들을 잔뜩 모아
한마음으로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 정도면 이 책, 엄청 성공한 책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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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칵, 보고싶은 네가 쏟아지는 시간>을 읽다 보니,
정예원 작가는 생각보다 어려운 단어를 선택해서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독성이 좋게 하고, 이해하기 쉽게 하려면 단어를 쉬운 단어로 선택하는 것이 글쓰기에는 좋은 방법인데,
왜 굳이 어려운 단어를 선택하는가 싶었다.
그 이유가 나온 페이지가 있었다.
'아무도 너를 이해하지 못했으면'
너의 찬란함만큼 찬란한 단어를 선택했다는 작가의 목소리가
마치 새벽을 깨우는 종소리처럼 크게 울렸다.


이 책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보고싶은 사람이 있는
독자의 마음을 휘젓는 책이다.
짝사랑 중이거나,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졌거나,
사랑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책을 선물하고,
같이 읽으며
좋은 문장들을 나누어도 좋을 것만 같은 책이다.
책을 읽고 난 후,
작가의 인스타그램과 다른 책들이 기대되는 책이다.
한강의 강물처럼 우연히 닿은 이 책이,
오늘 이렇게 빛나기에 완벽한 타이밍 같다.
:)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SISO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