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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뇌가 인생을 바꾼다 - 뇌과학이 그려낸 단 하나의 감사 교과서 ㅣ 쓸모 많은 뇌과학
가바사와 시온.다시로 마사타카 지음, 오시연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2월
평점 :


불평이 만든 거울 속의 나
요즘 들어 제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전부 불평과 불만이라는 걸 스스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거나, 하기 싫다는 말을 자주 할 때마다 마음이 묘하게 불편했습니다. 곰곰이 들여다보니, 그건 바로 제가 매일 보여주던 모습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늦게 움직이니?”, “귀찮게 왜 그래?” 등등 매사에 짜증이 담긴 말들을 해오던 제 모습을 이제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2학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저는 순간적으로 두려워졌습니다. 게다가 저는 직업적으로 학생들과 함께 하는 강사이다보니 저의 말투나 습관이 저도 모르게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점점 두려워지더라구요. ‘내 말투가 아이들의 사고방식이 되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불평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습관이자 전염된 언어라는 사실이 명확히 느껴졌습니다.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책이 『감사하는 뇌가 인생을 바꾼다』였습니다.
감사라는 훈련, 뇌의 언어 바꾸기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은, 감사가 단순히 예의나 낙천성이 아니라 뇌를 훈련시키는 구체적인 기술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감사가 스트레스와 불안 반응을 완화하고, 긍정적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회로를 강화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감사한다”는 반복적인 사고의 연습이 실제로 뇌 구조를 ‘불평형’에서 ‘감사형’으로 리모델링한다는 것입니다.
강사로서 이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아이들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곧 사고 습관을 형성하듯, 어른의 뇌도 ‘감사의 언어’를 반복하면서 그에 맞는 정서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점이 교육과정의 핵심 원리와 닮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훈육보다 더 강력한 건 모델링된 언어의 힘이라는 걸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일상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 변화
책에서 제시한 여러 실천 방법 중 ‘감사 일기’와 ‘감사 말하기’를 실제로 적용해봤습니다. 원래도 다꾸러, 그러니까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뭔가 처음엔 그냥 숙제처럼 느껴져서 가끔은 부담스럽게 느껴졌었습니다. 게다가 뭔가.. 좀 느끼하다는 생각도 들었었구요. 내가 너무 사소한 일을 큰 일처럼 적는거 아닌가? 처럼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어색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 세 가지 감사한 일을 기록하다 보니 시야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아침밥을 잘 먹어줘서 감사하다.”
“오늘 수업에서 아이들이 집중해줘서 감사하다.”
“길이 막히지 않아서 감사하다.”
그렇게 적다 보면 사소한 일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아이들에게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저녁마다 “오늘 제일 고마운 일 한 가지 말해볼까?”라고 물으면, 아이들이 먼저 손을 들기 시작합니다. 큰애는 “오늘 선생님이 내 글을 칭찬해줘서 감사해요”, 둘째는 “엄마가 내가 말한 스팸김밥을 싸줘서 감사해요”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짧은 대화 속에서 가족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집니다. 감사는 마음의 습관이면서 동시에 관계의 언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강사로서 다시 본 감사의 의미
강사인 제가 불평보다 감사의 말이 많아지다보니 학생들의 표정이 더 밝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저에게 포옹을 해주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날선 말로 잦은 싸움을 하던 친구들도 또래 간의 배려 표현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뇌과학적 설명이 아니더라도, 감사의 언어가 교실 문화를 변화시키는 힘을 목격한 셈이죠.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감사’라는 감정을 교육적 도구로 다시 바라보게 했습니다. 학생, 부모, 교사 모두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지식이 아니라 감정을 재설계하는 언어의 훈련이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나와 가족, 그리고 아이들에게 전하는 다짐
책을 덮으며 생각했습니다. 감사는 단순히 “좋은 말”이 아니라 “살아가는 법”입니다. 현실이 힘차게 달라지지 않더라도, 그 현실을 바라보는 마음의 초점을 조금 바꾸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이제 저는 하루를 마칠 때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오늘 무엇에 감사했는가?
그 질문이 제 마음을 다독이고, 아이들과의 하루를 따뜻하게 묶어줍니다. 불평하던 나에서 벗어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노력, 그것이 곧 부모의 교육이고, 강사의 수업이며, 한 사람의 인생 수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