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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는 그리스도인 - 소설은 한 사람을 알게 하는데 그게 나일 수 있다
이정일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2월
평점 :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하나님의 흔적을 찾아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릅니다. 남들에겐 우연히 발생한 일, 지독히도 재수 없는 일, 기가 막히게 운이 좋은 일도 크리스천은 맥락을 찾아냅니다. 우연이 아닌 목적을 발견하고, 삶을 거대한 물줄기 안에서 해석합니다.
대학에서 영어권 소설과 세계문학을 가르친 이정일 목사님께서 소설 읽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신간을 통해 소설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전해주십니다.
소설은 한 사람의 인생을 압축시켜 놓은 것입니다. 그 삶에는 맥락이 있고 목적이 있고 마무리가 있습니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한 사람의 생과 하나님의 역사를 길어 냅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서 무언가를 발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그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소설 속 인물의 삶에서도 동일한 일을 행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게 우리 삶에 역사하시지만, 그것을 발견할 여러 가지 조건을 더해주십니다. 우리는 허구에서 목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렇다면 굳이 빙빙 돌아갈 필요가 있나요? 힘들게 소설을 읽지 않고 자기계발서나 신앙 서적을 읽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물론 그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부류의 책이 주는 장점이자 단점은 정답이 너무 명확하게 제시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직관적인 가르침을 전해주기도 하지만, 실제 우리 삶과는 묘한 괴리가 있습니다. 우리 삶에 전해지는 메시지는 직통 계시를 받은 것처럼 명확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불명확하고 불확실하며 누구도 신뢰하기 힘든 상황에서 걸음을 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설과 인생은 닮았습니다. 머리로 깨우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살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인생은 자기계발서보단 소설과 더 가깝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소설을 해석하며 그리스도인의 삶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또 성경 본문을 마치 소설처럼 읽어내며 하나님이 집필하신 플롯을 찾아냅니다.
이 책에선 소설이 주는 유익으로 실패를 음미할 수 있는 것을 꼽습니다. 우리 삶에서 실패와 절망이 찾아온다면 그것이 얼마나 큰 데미지를 줄까요? 짧디짧은 인생에 실수와 실패는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생각만 해도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소설 속 인물의 실패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의 실패를 유심히 관찰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그것을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 사는 인생이지만 소설을 통해 다른 인생을 관찰할 수 있는 이는 여러 번 삶을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습니다. 기꺼이 실패해 볼 수 있고, 과감히 인정할 수 있으며, 언제고 복기할 수 있습니다. 소설이 인생을 풍성하게 해주는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소설에는 작가가 있고 독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인생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 외에는 다른 관점을 가지질 못합니다. 소설을 보듯 인생을 본다면 무슨 일이 펼쳐질까요? 작가의 관점에서 문제를 본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요? 소설 읽는 그리스도인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다양한 소설을 읽어내는 힘을 기르고, 이를 통해 우리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봅시다.
삶의 맥락을 읽어내지 못하고 문제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분께 이 책, 소설 읽는 그리스도인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