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페이션트 에디션 D(desire) 14
마이클 온다치 지음, 박현주 옮김 / 그책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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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를 먼저 접한 나는 이번에 새로 개정된 책이 가볍고 가지고 다니기 편하기도 해서 읽게 되었다. 대부분의 문학작품이 영화보다는 책이 더 훌륭한게 사실이다. 당시 아카데미에서 많은 상을 받고 화제가 되었고 그래서 영화를 보기도 했지만 감명 깊게 본 기억이 있다. 당시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소설이 더 좋지만 영화도 원작 못지 않다기에 책을 읽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책이 나와 책 두께도 가볍기도 만족스러워  읽게 되었다. 이전에 출간되었지만 이번에는 새로 번역되어 이전보다 작품의 본래 의미를 더 잘 살렸다고 해 기대하며 읽었는데 역시나 만족스럽다. 오래전 보았기에 영화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그런지 처음 책을 열자마자 구체적인 묘사가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주인공을 상상하며 내용에 빠져들어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다.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이탈리아 한 수도원에서 시작된다. 심한 화상에 죽어가는 영국인 환자와 그를 정성스레 돌보는 해나, 연합군 스파이 카라바지오, 영국 군대 공병 킵이 모여 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국 환자는 자신의 슬프고 아팠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안에서 배경이 되는 전쟁의 잔혹함, 황폐함에 마음이 무거워 지지만 한편으로 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해나와 킵의 사랑 이야기 속에서 역사 속에 여전히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전쟁 속에서 역시 사람들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사람간의 애정, 사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쟁이라는 인간의 욕심과 어리석음에 의한 상처는 사람들의 이해와 사랑에 의해 치유되고 극복되는 것 같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을 탔다니 그 문학성은 이미 검증된 것이지만 독자인 내가 읽은 이 책의 문체는 문학을 하지 않는 나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정적이며 아름답다. 각 인물들의 사연이 주를 이루고 소설 속 이야기 안에 이야기가 존재하여 이야기의 주체가 변화하고 전쟁 속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그 이동이 너무나 절묘하여 놓침없이 이야기를 따라가며 몰입하게 만든다. 읽고 나니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 예전에 보았을 때보다 다시 보면 무언가 다른 것을 또 보게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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