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 모두가 행복했던 나눔의 여행, 그 17년의 기록과 기적
오중빈 지음 / 북하우스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세 살 부터 여행을 시작했고 바로 엄마 덕분이었다니 엄마가 여행작가인 것을 직감했다. 아이와 여행을 하는 여행작가 몇 떠올려보았고, 곧 그녀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의 여행작가 오소희씨였다. 저자의 삶은 엄마의 영향을 받아 여행과 떨어질 수 없는 삶이었다. 어릴적은 삶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냈지만 무엇을 하든 정규교육과정을 벗어나면 그 때의 어려움을 알기에 학교에 입학하며 방학을 이용해 한달씩 여행을 하며 살아왔다. 누구나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주변 작은 마을을 찾아가 현지인과 하나되어 그들의 삶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이방인으로 밖에서 그들을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녹아 그들의 친구와 이웃이 되어 여행하는 동안 함께 살아간다.

  저자 중빈은 중학교를 다니며 방학 때 여행 중이었는데 인도네시아 발리를 여행하는 중이었고 어느 때처럼 관광지가 아니라 우붓의 작은 마을을 산책하며 마을 구석구석을 탐색했다.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 한 건물을 발견하였는데 페르마타 하티로 고아원이었다. 아유라는 이름의 중년 여성 원장이 꾸려나가는 곳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부모 모두가 없는 고아뿐만 아니라 부모 중 어니 한 분이라도 없는 아이도 고아라 불리는데 이렇게 하면 더 많은 아이들이 기관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아라 불리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언제나처럼 들고 다니는 바이올린을 아이들에게 연주해주고 음계부터 바이올린을 가르쳐주었다. 방학 때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였지만 한국에 와서도 페르마타 하티의 아이들과 아유가 계속 생각나 다음 방학에도 또 발리를 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근처 호텔에서 자선 공연을 할 예정이라기에 핸드벨, 리코더 등 다른 악기들도 가져갔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니 캐럴도 좋겠다고 제안하고 실제 큰 호응을 받고 기부금도 많이 받아 이이들의 교육에 투자할 수 있었다.

  중빈 혼자만의 나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관광지로 가는 발리에 한달 정도 있으며 자원봉사를 하러 가는 것도 일반인에게는 부담스럽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프로그램이 발런트래블링이다. 여행을 하면서 그 중 하루라도 시간을 내어 나눔에 참여하는 것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무엇이든 가르쳐주고 필요한 물품을 나누고 실제 금전적으로 기부를 하여 아이들이 근처를 여행하거나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온라인 상에서 글로 1차 모집을 하여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였고 2차 발런트래블링으로 이어졌다.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누는 행복을 주고 받는 사람들도 행복하고 감사하다. 서로 응원하고 서로 성장하는 증거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학생인 저자 중빈이 해낸 일들을 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준다면 참여한 사람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네가 무엇을 지녔든, 나누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저자의 엄마 오소희 작가의 말이 내 가슴 속 깊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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