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들어도 좋은 말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스페셜 에디션)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그책 / 2017년 9월

   처음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첫 인상이 중요하게 작용하듯이 책을 고를 때 첫 인상을 무시하지 못한다. 첫 인상이 좋지 않으면 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이어갈 확률도 낮아지고 책의 경우, 수많은 책 중에서 선택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의 경우 제목은 나에게는 그 책의 첫 인상으로 작용한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 뭘까? 호기심에 읽어내려갔지만 속은 기분이다. 작가 이석원의 이야기 산문집으로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 무엇인지 조곤조곤 설명해주거나 그런 말들을 해주는게 아니라 그의 일상을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글이다.

   너무나 솔직한 글에 설마 작가의 이야기겠어?하며 읽어내려갔지만 글은 솔직한 작가의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 작가와 그녀가 만나는 이야기로 첫 만남에서부터 작가의 이상형, 그녀와 만나면서 겪는 소소한 이야기들. 그 이외 그의 주변인들과의 이야기. 작가로서 글 청탁과 청탁을 수락하고 지키기위해 글을 쓰는 이야기 등, 그와 그녀의 관계와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이 큰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전해지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 당황스러울 정도의 솔직함이란 표현을 썼는데 책을 읽는 내내 다른 사람의 일기를 훔쳐보는 민망함을 느꼈다. 그럴리 기회가 없겠지만 실제 작가를 우연히라도 만나게 되면 책 속 이야기가 생각날 것이고 당황할 것 같다.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속속들이 실제 시간의 순서에 따라 이야기해주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큰 교훈을 주거나 엄청나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닌데도 나도 모르게 끝까지 읽게 된다. 도대체 결론이 뭐지?하는 기분으로 말이다. 결국 작가의 삶이 계속되듯이 결말은 그녀와의 마지막인 듯 하면서도 사실 마지막은 아닌 것 같다. 저자가 그녀를 "아, 저 사람. 내가 저래서 좋아했었어."하며 말 할 수 있는 것처럼 그녀도 그를 떠올릴 때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던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여운을 남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