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 티베트에서 보낸 평범한 삶, 그 낯설고도 특별한 일 년
쑨수윈 지음, 이순주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6월

티베트. 순간 더위, 과거, 시골, 오래 됨, 먼지와 모래, 되돌아 봄, 천천히 가기 등이 떠오른다. 인도와 더불어 언젠간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러면서도 살짝 두렵기도하다. 여행의 기쁨 못지 않게 그 곳에서 상당한 불편함을 감수해며 이동해야 한다는 대단히 현실적인 이유. 또 다른 세계에 가고 싶으면서도 그 세계에 직접 발디디기 망설여진다. 이기적인 것 같지만 현실이 그렇다.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에서. 그동안 내가 품어왔던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결해주었다. 미지 속의 세계를 가려주는 막이 한껏 걷혔다고 해야할까?  

 표지에서부터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티베트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느꼈던 문화적 충격, 세 형제가 한 여자를 공유한다는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문화에 충격을 넘어서  막연한 기대감이 숨쉬는 티베트, 과연 티베트가 어떤 곳일까? 중국 속의 또 다른 세상, 그 세상 속 사람들은 어떻게 하루하루를 생활할까?  

 일 년이라는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동안 티베트인들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문화를 익히고 그들과 동화되어 생활하면서 그들을 관찰한 이가 있다. 다큐멘터리까지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기에 더 기대가 되었던 책읽기였다. 

 사람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기란 쉽지 않다. 사생활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란 이 세상 어는 누구도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외지인인 제작자들이 굉장히 개인적이고 때로는 무뢰할 수 있는 요구를 했을 때 선뜻 수용할 줄 아는 그들의 배려에 감사한다. 그들 이해와 배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그들의 실제 삶을 엿볼 수 있고 나아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일년동안 하루하루 티베트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취재하며 티베트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직업)과 문화를 선정하였다. 무당, 조장(장례 풍습), 환생, 배움의 길, 적개심, 전통 혼례, 일처다부제, 여자와 술과 소색한, 전통 요법, 인과응보 마지막으로 독실한 신앙. 열 한가지 꼭지로 심도있게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어 다큐멘터리 열 한 편을 감상한 기분이 든다. 그들의 그리 영상처럼 내 머릿속을 스치고 이렇게 읽고 난 후 여운이 남는 것을 보면. 

 책 한 권으로 티베트에 대해 더 알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교통과 숙박과 같은 실질적인 여행 정보는 없지만 언젠가 티베트를 여행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책을 읽고 티베트를 방문하고 티베트인들을 만나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그 여행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제목도 더 깊이 와 닿았다. 바로 이 몸에서 이 생에서... 흙냄새와 함께 가슴 깊은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