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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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특정 문학상을 탔다고 하면 관심을 보이면서도 솔직히 우리 문학을 챙겨서 보지는 않았다. 많이 읽혀지고 입소문 난 책들을 좀 읽어보았을까? 노벨 문학상을 받은 타국의 작가들과 그들이 쓴 작품들은 수상작에서부터 전작들까지 관심을 보이면서도 정작 우리 글을 챙겨 읽지 않은 것이다.  

 학창시절 시험 공부를 위한 우리 문학 읽기에 빠져 우리 문학이 항상 무거운 주제로 가슴을 콕 찌르고 때론 마음을 내리 누른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부터 고정관념처럼 자리잡아 우리 문학이 그동안 불편하게 느껴 쉽게 손이 가지 않았나 한다. 

 부담 없이 공감하며 읽기 시작한 한국 소설을 접하고 그 매력에 빠진 후 우리 글에 좀 더 관심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편 소설을 접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 였는데 단편 소설도 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뒤적인 책들 중 유난히 내 시선을 끈 책이 있다. 

 하늘색 표지가 마음을 편하게 했고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란 제목에 호기심이 일었다. 황정은이란 작가도 책 제목에 혹해 만나게 된 것이다. 내 마음을 뚫어 볼 듯한 사진 속 그녀의 모습과 짧게 소개된 작가의 말을 읽으며 호감을 느꼈다.  

 문, 모자,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무지개풀, 모기씨, 초코맨의 사회, 곡도와 살고 있다, 오뚝이와 지빠귀, 마더, 소년, 그리고 G의 11편의 단편을 읽으며 한국 단편 문학이 갖는 매력을 맘껏 느꼈다. 일일이 소개할 수 없다. 시선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그녀의 글은 직접 읽어봐야 그 맛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글 속에서 느껴지는 통통 튀는 발랄함. 짧은 글을 읽고 난 후에도 긴 여운을 남기는 강렬함. 그리고 무엇보다 엄청난 흡입력을 이끌어내는 그녀만의 놀랍고 발찍하기까지한 상상력이 인상적이다. 그녀의 눈에 비친 새로운 시선으로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신나게 놀다 온 시간이었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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