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세계로 나를 인도하다

천상의 바이올린
진창현 지음, 이정환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3월

천상의 바이올린. 정말 제목하나 멋지게 지었다. 고동색의 배경에 금빛 색상으로 책 표지의 한켠에 가지런히 쓰여진 천상의 바이올린. 천상이란 단어가 주는 아름다움 눈부심이 나를 금새 상상의 나래로 인도 했다. 그가 만든 바이올린은 어떤 모양이며 어떤 천상의 소리가 날까.

세계에서 손꼽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누구나 꿈꾼다는 천상의 바이올린 만드는 장인. 바이올린 만드는 걸 천직으로 삼아 드디어 최고의 바이올리는 만든다는 꿈을 이룬 그의 삶이 궁금해지는 건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일본의 식민지 시절부터 육이오 전쟁의 시기에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보내며 심한 경제적 궁핍 속에서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여건 속에서도 오직 바이올린을 만들겠다는 꿈을 향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때론 돌며 앞으로 나아간 그의 삶을 엿보면서 큰 감동과 깨달음을 얻었다. 

미래를 꿈꾸면서도 현재의 순간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지금의 그가 존재하나다는 생각이 든다. 고된 막노동을 하면서도 미군과 접하는 그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앞을 내다보고 영어공부를 한다든지 벌초 작업 현장에서 틈틈히 바이올린의 재료가 된 나무를 모아둔다든지 하는 일련의 일들 말이다.

죽어라 일해 바이올린을 배울 여건을 마련해도 조선인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문전박대를 당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그의 근성과 정식으로 배울 기회도 없어도 바이올린 제작소 주변을 서성이며 어깨너머 배운 것을 기초로 혼자 끊임없이 생각하며 작업한 그의 엄청난 노력이 천상의 바이올린을 만들 수 있는 현재의 그를 만들어낸 것이다. 무엇보다도 책읽는 내내 느낀 것 이지만 그의 어머니를 향한 사랑에 견줄만한 바이올린을 향한 그의 애정의 깊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바이올린 연주곡을 듣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바이올린이 내뿜는 깊은 소리를 느끼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