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온 바다에서 차를 마시다
한승원 외 지음 / 예문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평소 책 혹은 지인과의 담소로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는 내게 와온 바다에서 차를 마시다는 제목부터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뜨거운 혹은 따뜻한 차와 함께 했다.  

만월의 와온 바다. 달빛이 수북수북 바다 위에 쏟아지고 바람은 고요하여 먼 섬 마을의 불빛들이 자장가 가락처럼 아늑할 때 바다의 물빛이 푸른빛으로 빛나는 것입니다.

달빛이 비추는 와온 바다의 정경을 그린 부분에서는 활짝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솔솔 부는 바람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마치 와온 바다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차를 좋아하지만 따로 다기를 갖춰 차를 마셔보진 않았다. 책에서 얻은 감동을 나도 그 분들과 되도록 가까이 느껴보고 싶어 아버지가 아껴드시는 우전을 조금 얻고 도자기에 취미가 있으신 어머니께서 손수 만드신 다기 세트를 얻었다. 차 우리는 시간도 맞추고 색과 향과 더불어 맛을 음미해보았다. 확실히 내가 평상시 가끔 마시는 약간 쌉싸름한 녹차의 맛이 아니었다. 약간 고소하면서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맛과 향. 잊을 수 없었다. 직접 정성을 다해 차를 덖어 만들어 나누는 차의 맛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연자님의 꽃차에 대한 사랑의 글을 읽으며 내가 종종 마시는 달콤한 국화차를 떠올렸다. 국화차 이외에 모든 꽃들이 다 차가 될 수 있다니. 다양한 꽃차를 지인들과 함께하며 나누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이 책을 읽은 후 내게 작은 습관이 생겼다. 책을 읽을 땐 되도록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차와도 함께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커피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맛과 향과 함께 책읽는 즐거움이 더해지는 것 같다.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 차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책으로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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