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젊었을 적에 가정했던 만약의 규모는 더욱 컸다. ‘이렇게 안 했더라면 내 인생이 싹 달라졌을 텐데‘ 하고 인생을 좌우하는 가정만 했다. 하지만 살아가는 시간이 늘면서 ‘만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자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이 줄었다. 지금 가정하는 것은 ‘체육관에 다니지 않았거나 러닝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정도이며, 그것은 굳이 따지자면 지금의 나를 적극 긍정하기 위한 가정이다.
이럴 때면 나이를 먹는다는 건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일이라는것을 깨닫는다. -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