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무척 맑은 날이다.며칠째 흐린 하늘에서 눈이 쏟아지더니 오늘은 바닷속깊숙한 곳까지 햇볕이 비쳐든다. 바다는 제 가슴에다 푸른잉크를 알맞게 풀어놓고 있다. - P27
그때 그의 눈에 이상한 물체 하나가 들어온다. 상어보다도 더 큰 그 물체는 빠르게 남쪽으로 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물체의 중앙에는 밝은 광채가 나는 점이 한 개 붙어 있다. 마치 잠수함이 눈에 불을 켜고 바닷속을 달리는것처럼 보인다. - P13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나는 이렇게 시작하는 짧은 글 한 편을 낚시전문잡지에기고한 적이 있다. 남대천을 비롯한 우리나라 하천의 연어회귀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낚시꾼들이 앞장서서 연어보호운동이라도 펼쳐보자는 글이다. - P5
나는 보물상자를 열듯 신문들을 하나씩펼쳐보았어. 그래. 그땐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정말정말로 보물상자였고, 앨리스의 거울이었고, 낯선 세계로 나를 데려다준 비밀의 문이었구나. - P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