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목숨을 다해 백성을 구했으나 백성은 널 잊었구나. 인간이란 그런 것이다. 이기적이지. 때문에 너는 잊힌 것이다.
김신의 영혼은 내내 쓸쓸하게 울고 있었다. 육신이 흙이 될시간에도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분노의 방향은 정처 없었다. 주군? 주군을 된 간신? 자신을 잊은 백성? 아니 오히려 인간 사이를 팔랑거리며 날아드는 신을 향한 것인지도 몰랐다.
- 기대할 게 못 되는 건 듣지 않는 신입니다.
인간은 쉽게 변한다. 욕심은 끝이 없고, 희생은 당연하고은혜는 바로 잊고, 신의는 깨트리지, 그런 자들의 염원 따위들을 가치가 없다.
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김신은 신께 빌던 백성들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고작 이런 생각이나 품고 있던 신에게 그들은모든 것을 내걸었던 것이다. - P19